EpicureJakarta

식음료 관련기사 – 입안서 오도독 터지는 식감에 과즙미까지… 여름철 별미 ‘초당옥수수’/ ‘스타 셰프’ 품은 호텔로 미식 여행 떠나볼까/ 갓 구운 빵보다 식힌 빵이 더 맛있다(이용재)

image입안서 오도독 터지는 식감에 과즙미까지 … 여름철 별미 ‘ 초당옥수수 ’
2019-06-19 ( 수 )
강레오 = ‘ 식탁이 있는 삶 ’ 상무이사
내게 요즘 가장 핫한 먹거리 중 하나를 추천해 보라고 한다면 나는 단번에 ‘ 초당옥수수 ’ 를 꼽을 것이다 .어릴 적 할머니께서 옥수수를 삶아 주실 때면 늘 소금과 설탕을 물에 적당히 풀어 옥수수를 삶아 주셨다 .옥수수에 얼마 없는 단맛을 보충해주기 위한 요리 방법이었던 것이다 .그 후로 품종이 개량되고 새로운 품종이 수입되기 시작하면서 단맛이 많은 다양한 옥수수가 나오게 됐다 .하지만 이런 옥수수들은 주로 찜통에 쪄서 먹거나 삶아 먹는 방식으로 요리가 되거나 쪄서 옥수수에 버터를 발라 굽는 등 요리법이 많았다 .

그러던 중 3 년 전 초당 옥수수라는 충격적인 옥수수를 만나게 됐다 .
옥수수밭에 촬영을 간 적이 있다 .

일반 옥수수보다 키가 작은 옥수수들이 밭에 심어져 있어서 아직 수확할 시기가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을 했는데 농부는 갑자기 옥수수 하나를 꺾어서 바로 껍질을 벗기기 시작했다 .그는 깨끗하게 껍질을 벗긴 옥수수를 내게 내밀었다 .먼저 냄새를 맡고 “ 노랗게 잘 익었네요 .” 라고 말하며 옥수수를 손에 들고 농부를 쳐다봤다 .
나와 마주 선 농부는 내게 옥수수를 권하고서는 내 손에 들고 있던 옥수수를 가져가 그대로 한입 베어 물었다 .나를 비롯해 그 순간을 지켜보던 사람들은 놀라는 동시에 모두 인상을 살짝 찌푸렸다 .

아무리 배가 고파도 어떻게 저럴 수가 있지 .그냥 보기만 해도 딱딱한 느낌이 전해지는 것 같았다 .
옥수수를 받아든 나는 머릿속으로는 ‘ 도전 ’ 을 외치며 농부가 방금 한 것처럼 한입 베어 물었다 .순간 내 눈이 동그랗게 커지고 있다는 것을 스스로 느낄 수 있었다 .
머릿속에 있는 옥수수 맛이 아니었다 .과일을 먹듯 과즙이 터져 나왔고 전분으로 인한 끈적임이라고는 전혀 느껴지지 않는 깔끔함이 느껴졌다 .심지어는 과일보다 더 단맛이 강하게 느껴져 더욱 충격적이었다 .

‘ 어떻게 익히지도 않은 날 옥수수에서 이런 식감과 맛이 나올 수가 있을까 ’ 생각하며 옥수수 한 개를 순식간에 끝냈다 .당도가 너무 궁금한 나머지 나는 당도계로 브릭스 (brix) 를 측정해보았다 .옥수수의 순수 즙으로만 측정했다 .그 결과 무려 17 브릭스가 나왔다 .
말도 안된다는 생각에 다시 한번 다른 옥수수를 측정했다 .이번에는 17.5 브릭스가 나왔다 .

이 정도 당도라면 과일 중에서도 꽤 높은 단맛에 속하는 숫자였다 .흔히 여름에 많이 접하는 멜론의 경우 평균 14~15 브릭스가 나온다 .구황 작물로만 취급받아오던 옥수수의 명예를 저 높이 올려주는 새로운 옥수수의 등장에 모두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초당 옥수수를 맛본 사람들은 대박을 외치며 박수를 쳤다 .
음식을 하며 이렇게 대박을 외치며 박수를 받아 본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초당 옥수수 앞에 겸손해 질 수밖에 없었다 .

요즘처럼 뭐든지 빠르게 돌아가는 세상에서 정말 트렌드에 딱 맞는 먹거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요리라고 할 건 없으나 어쨌든 익히지도 않고 날 것을 바나나처럼 쉽게 벗겨 먹을 수가 있고 무엇보다도 요즘 트렌드인 단맛이 풍부해 많은 사람들이 좋아 할 수 있는 것이다 .
올해는 초당 옥수수가 풍년이라고 한다 .벌써 온라인에서는 예약 판매가 시작됐다 .한 가지 먹는 팁을 드리자면 이 초당 옥수수는 냉장이나 실온 보관 기간이 짧기 때문에 냉동실에 얼려 두었다가 먹고 싶을 때 꺼내 얼어 있는 상태로 먹으면 시원하고 달콤한 별미를 느낄 수 있다 .
강레오 = ‘ 식탁이 있는 삶 ’ 상무이사
미주한국
http://www.koreatimes.com/article/20190618/1253591
‘ 스타 셰프 ’ 품은 호텔로 미식 여행 떠나볼까
2019-06-19 ( 수 )
심희정 기자
▶ 반얀트리 ‘ 페스타 바이 민구 ’ 강민구 , 지중해풍 샐러드 · 비건 음식 등 , 저렴한 가격대로 젊은 여성 공략
▶ 레스케이프 ‘ 라망 시크레 ’ 손종원 , 전복핫도그 · 칼국수맛 크레이프 등 , 한식스러운 양식메뉴 선보일 예정
▲ 오는 7 월 8 일 반얀트리에 론칭하는 ‘ 페스타 바이 민구 ’
▲ 레스케이프 ‘ 라망 시크레 ’ 의 ‘ 맥반석 오징어 ’ 에피타이저 .
▲ 강민구 / 손종원 / 허우 / 백승욱 / 가니에르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요리사를 셰프 , 주방장을 총괄셰프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

셰프라는 표현이 익숙해 진 것은 10 년도 되지 않은 것 같은데요 .해외 여행객들이 늘면서 해외에서 별 달린 맛집 ‘ 미쉐린 가이드 ’ 레스토랑을 경험하고 온 사람들이 셰프를 입에 담기 시작했고요 , 실제 프랑스나 이탈리아 , 영국 유명 요리학교로 유학을 떠나는 1 세대 셰프들이 한국으로 컴백해 본격적인 활동을 하면서 셰프의 시대가 열렸습니다 .여기에 덩달아 지금껏 이어지고 있는 대중의 ‘ 먹방 열풍 ’ 은 셰프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지요 .유명 레스토랑의 키친에서나 볼 수 있었던 셰프의 방송 출연이 계속되는 가운데 이들은 이제 연예인들과 다름 없는 셀렙이 됐습니다 .
몇 년 사이 호텔 문턱이 낮아짐에 따라 젊은 층의 발길이 잦아지면서 최근 고급 호텔들은 스타 셰프를 무기 삼아 미식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습니다 .

호텔들이 존재감 넘치는 셰프를 각자 품에 안아 이번처럼 맛의 차별화를 외치는 것은 사실상 처음 있는 일입니다 .반얀트리 관계자는 “ 호캉스 ( 호텔에서의 바캉스를 뜻하는 신조어 ) 가 하나의 여행 트렌드로 자리 잡을 정도로 호텔 문턱이 낮아진데다 호텔과 일반 레스토랑과의 경계가 무너짐에 따라 젊은 층의 발걸음을 모을 수 있는 셰프 레스토랑이 어필할 수 있게 된 것 ” 이라고 설명합니다 .
◇ 반얀트리 ‘ 페스타 바이 민구 ’ 의 강민구
요즘 반얀트리 앤 스파 서울은 새로운 식구를 맞아 들떠 있습니다 .미쉐린 2 스타 레스토랑 ‘ 밍글스 ’ 의 강민구 셰프는 ‘ 페스타 바이 민구 ’ 의 총괄 셰프로 선임돼 오는 7 월 8 일 그의 첫 요리를 선보인다는데요 .
어릴 적부터 요리에 관심이 많았던 강민구 셰프는 자연스레 경기대학교 외식조리학과를 거쳤지만 해외 레스토랑에서 색다른 한식 스타일을 연출하고 싶은 꿈을 키웁니다 .

그렇게 미국 , 스페인 , 바하마 등 요리를 배울 수 있는 환경이면 어디든 찾아 나섰죠 .결국 그는 그 유명하다는 미국의 일식당 ‘ 노부 (Nobu)’ 의 바하마 지점에서 2010 년 12 월부터 약 2 년간 최연소 총괄 셰프로 이름을 새겼죠 .지난 5 년 간의 해외 경험을 바탕으로 강 셰프는 2014 년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모던 한식 레스토랑인 ‘ 밍글스 (Mingles)’ 를 열었고 이는 대박이 났습니다 .‘ 서로 다른 것끼리 조화롭게 어우르다 ’ 라는 의미의 밍글스는 미쉐린 2 스타 레스토랑으로 자리를 잡았죠 .
강 셰프는 페스타에서 자신이 직접 개발한 다양한 유러피안 요리를 내놓는다고 합니다 .그가 운영 중인 캐주얼한 모던 한식 레스토랑인 밍글스와 어떻게 차별화되고 호텔에 맞게 격상될지 궁금하네요 .

그가 새로 펼칠 다이닝의 세계는 아직 공개는 안됐지만 유러피안 콘셉트의 ‘ 어번 그린 다이닝 ’ 이라고 합니다 .이에 걸맞게 레스토랑 곳곳에 식물을 배치하고 싱그러움과 생동감을 느낄 수 있는 프리이빗 빌라 느낌으로 레스토랑을 구성했습니다 .잠시라도 도심에서 피해 있고 싶다면 싱그러운 페스타 정원 속에 들어와 식사만 하더라도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는 느낌이겠죠 .
호텔 다이닝이라고 하면 사실 단품 보다는 코스를 떠올리죠 .강 셰프는 자유로운 유러피안 음식을 단품으로 즐길 수 있도록 했습니다 .

가격대는 2 만 ~3 만원대로 젊은 여성층을 공략하고 나섰죠 .해산물을 많이 활용한 지중해풍의 샐러드와 제철 생선구이 , 비건음식과 키즈 메뉴 등을 다채롭게 구성해 젊은 층을 확실히 끌어 안겠다는 복안입니다 .호텔 음식의 매력은 역시 신선한 식재료인 만큼 강 셰프는 제철 식재료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으면서도 창의적인 요리로 아트를 만들겠답니다 .그는 “ 과거 유럽의 친구들과 자주 만들어 먹었던 음식에서 영감을 받아 구성된 페스타 바이 민구의 메뉴에 그 시절의 시간과 공간 , 추억을 담으려 한다 ” 며 “ 자연이 주는 본연의 맛을 살리는 데 중점을 두겠다 ” 고 귀띔합니다 .
◇ 레스케이프 ‘ 라망 시크레 ’ 의 ‘ 손종원 ’
월드 베스트 50 레스토랑 1 위를 차지했던 코펜하겐의 ‘ 노마 ’ 를 시작으로 경력을 쌓아 샌프란시스코의 미슐랭 3 스타 레스토랑 ‘ 퀸스 ’ 에서 수석 셰프를 역임한 그죠 .사실 그는 미국에서 로즈할만 공대를 다니다가 대학교 4 학년 때 뉴욕에 놀러 갔다가 갑작스레 학교를 그만두고 2010 년 CIA(the Culinary Institute of Ameria) 스쿨에 편입하면서 요리와 인연을 맺었답니다 .

유명한 레스토랑 셰프를 지내던 그는 레스케이프가 생기면서 스카우트 제의를 받고 레스케이프 컨템포러리 레스토랑 ‘ 라망 시크레 ’ 총괄 셰프로 자리를 옮깁니다 .저처럼 정색한 양식 보다는 한식스러운 양식을 선호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한국적인 요소와 테마가 한가득한 파인다이닝의 세계를 펼칩니다 .매일 아침 직접 장을 보는 손 셰프는 “ 한국에서만 맛볼 수 있는 새로운 양식의 카테고리를 개척하고 있다 ” 며 제철 식재료를 적극 활용하고 있지요 .
라망 시크레의 식탁을 보면 스토리가 담겨 있으며 고객은 요리와 그 뒤에 숨은 셰프와 즐거운 소통의 시간을 갖게 됩니다 .제주의 봄을 표현했던 유채를 활용한 봄 메뉴부터 대저 토마토를 활용해 투명하고 맑게 표현한 ‘ 대저 토마토 가스파쵸 콘소메 ’ 등 시즌에 맛볼 수 있는 한국의 먹거리를 양식당에서 만나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 가든에서 온 한입거리들 ’ 로 표현한 애피타이저는 손으로 먹어보는 쁘띠 당근 , 래디쉬 , 근대와 세발나물 , 참나물을 곁들인 ‘ 한우와 한국의 나물들 ’, 괭이밥나물과 땅콩호박으로 표현한 ‘ 초여름 미네스트로네 ’ 등 한국의 초여름을 담은 요리들은 오감을 들뜨게 합니다 .
상상이 되시나요 .

동해산 오징어를 갈아 말린 뒤 유자 요거트 드레싱을 곁들인 어린이 손바닥 보다도 작은 ‘ 맥반석 오징어 ’, 쪄낸 전복을 넣은 손가락 만한 ‘ 전복 핫도그 ’, 칼국수 맛을 낸 ‘ 복주머니 ’ 모양의 크레이프가 우리 눈 앞에 펼쳐진다니요 .
◇ 르 메르디앙 허우의 ‘ 후덕죽 ’
지난 5 월 10 일 론칭한 차이니즈 레스토랑 후덕죽은 지난 42 년간 신라호텔 팔선을 오픈하고 이끈 중국 요리의 전설로 불리는 후덕죽 셰프가 자신의 이름을 걸고 내건 첫 레스토랑입니다 .‘ 후덕죽 사단 ’ 이라 불리는 재야의 고수들을 한 자리에 모아 광동식 퀴진을 기반으로 한 중국 4 대 요리를 선보이고 있죠 .

정상급 소믈리에 3 명이 상주하며 코스에 따라 가장 잘 어울리는 와인 , 차 , 맥주 , 중국주 등을 선택해 중식과 다양한 음료의 마리아주를 선보이는 것이 특징입니다 .중식 레스토랑으로는 유일무이하게 1,000 병을 보관할 수 있는 대형 와인셀러도 있답니다 .중식이라고 모두 기름지진 않습니다 .코스 요리의 70% 이상을 튀기지 않은 메뉴로 구성했지요 .

그의 필살기는 자신이 한국에 최초로 들여온 중국 최고의 보양식인 ‘ 허우 고법 불도장 ’ 이랍니다 .오골계 , 자연송이 , 건 관자 , 건 해삼 , 샥스핀 등 15 가지 산해진미를 6 시간 이상 푹 고았는데요 하루 30 인분 한정 판매라니 장쩌민 전 주석과 주룽지 전 총리가 “ 본토 요리 보다 훌륭하다 ” 는 그의 불도장을 맛보려면 1 일 30 등 안에 들어야 하겠습니다 .후덕죽 셰프는 “ 죽생 제비집 , 길품 통전복 찜 , 소룡포 등 중국 황실에서 즐겨 먹던 일품 요리를 즐기러 오라 ” 고 유혹합니다 .
◇ 포시즌스 ‘ 아키라 백 ’ 의 백승욱
지난 3 월 오픈한 아키라 백의 일식당 ‘ 아키라 백 ’ 은 새로운 도전을 좋아하는 미식가들에게 제격인 듯 합니다 .이 일식도 한식을 기반으로 했는데 요즘 호텔가의 모든 외국 음식은 죄다 한식을 재해석한 것이 트렌드인가 봅니다 .

아키라 백에 들어서면 그의 어머니인 백영희 작가의 그림 ‘ 포레스트 ’ 가 모습을 드러내는데 숲 속의 나무 , 꽃 , 바위 , 바람 , 새를 모티브로 한 작품 앞에서 마음이 참 편안해집니다 .아키라 백은 음식업계의 오스카상으로 불리는 제임스 비어드 어워드의 하우스 파티 요리를 6 년 째 총괄하고 있는데요 , 청담동에 ‘ 도사 바이 백승욱 ’ 이라는 미쉐린 1 스타 퓨전 한식 레스토랑도 운영 중입니다 .그 역시 한국인 출신으로는 최초이자 최연소로 일식당 ‘ 노부 ’ 의 총괄 셰프를 거쳤고요 .그의 이름을 딴 모던 스타일의 레스토랑과 바가 토론토 , 방콕 , 하노이 , 싱가포르 , 뉴델리 , 자카르타 , 두바이 등에 진출했죠 .일식당이라고 하지만 이게 피자인지 과자인지 호기심이 생기는 튜나 , 버섯 피자가 시그니처 메뉴로 일품입니다 .바삭한 또르띠아 위에 마요네즈와 마늘을 넣어 만든 소스를 바르고 그 위에 슬라이스한 양파 , 참치 , 새송이 버섯 , 트러플 오일을 얹어 세상에 없던 맛을 구현해냈습니다 .한입 사이즈의 타코 안에 다진 양파 , 한우 , 토마토 퓨레를 더한 AB 한우 타코 , 다진 버섯으로 만든 크로켓 위에 간장에 절인 도화 새우와 성게알을 얹고 그 위에 캐비아를 올려 바삿한 식감을 연출한 송로버섯 크로켓이나 와사비를 넣어 매콤한 소스로 스테이크의 느끼함을 잡아 준 한우 NY 스트립 등은 사실 이 곳이 일식당인지를 갸우뚱하게 만들 정도로 새로운 일식의 향연을 누리게 됩니다 .
◇ 롯데호텔 ‘ 피에르 가니에르 서울 ’ 의 가니에르
국내에서 제일 먼저 미쉐린 스타 셰프 레스토랑을 연 사람은 요리계의 피카소로 불리는 프랑스인 피에르 가니에르가 꼽히죠 .지난해 9 월 리뉴얼을 통해 컴백한 피에르 가니에르 서울은 현대적이지만 더욱 한국적 요소를 가미했습니다 .

태안산 굴 , 제주산 옥돔과 한라봉 , 꿩 등이 등장하는 정통 프렌치 요리를 보셨나요 .한국인에게는 익숙한 식재료가 어떻게 프렌치 퀴진을 만나 변주를 만들어내는지 궁금하다면 기존 서비스 보다 빠르게 진행되는 1 시간 코스 ‘ 알레그로 서비스 ( 런치 코스 )’ 를 추천합니다 .가니에르 셰프는 지난 3 월에 맛본 것을 기억하고 있다가 7 월에 셰프들과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요리를 만들 정도로 새로운 음식을 창조하고 지속적인 변화를 추구할 정도로 열정적인 셰프로도 유명합니다 .
심희정 기자
미주한국
http://www.koreatimes.com/article/20190618/1253589
< 중복 >
갓 구운 빵보다 식힌 빵이 더 맛있다
2019-06-19 ( 수 )
이용재 음식평론가
▲ 빵을 가장 맛있게 먹으려면 온도와 수분 , 시간의 3 박자를 골고루 갖춰야 한다 .
▲ 담백한 빵을 숭덩숭덩 잘라 토마토 , 올리브 등 다양한 채소와 곁들이면 훌륭한 한 끼 요리가 된다 .
▲ 차갑게 즐기는 참치 샌드위치는 만든 후 식빵은 30 분 뒤 , 바게트는 2 시간까지 실온에 두었다가 먹는 것이 좋다 .
▲ 물과 소금 , 효모 , 밀가루 등 4 가지만 있으면 빵을 만들 수 있다 .
▲ 묵은 빵을 처리하기 좋은 방법으로 알려진 프렌치토스트는 진짜 묵은 빵으로 만들면 맛이 없다 .
도정한 밀의 배젖 ( 곡식의 몸통 ) 을 가루 낸다 .물과 소금 , 효모를 더해 치대면 탄성을 품은 반죽이 된다 .그대로 1 차 발효를 시켜 맛을 불어 넣고 , 반죽을 나눠 빵의 모양으로 빚어 2 차 발효를 시킨 뒤 오븐에 굽는다 .

세 문장으로 요약한 빵의 탄생 과정이다 .정말 이 4 가지의 재료만 쓴 바게트 같은 빵은 소위 ‘ 담백 ’ 해지며 속살의 탄성도 강하고 , 버터 등을 더하면 지방이 반죽의 글루텐을 잘게 끊어줘 한결 더 부드러워진다 .식빵이 대표적인 예이다 .
빵 가장 맛있게 먹으려면
빵은 온갖 오해에 시달린다 .

특히 같은 한 음절 단어이자 부사인 ‘ 갓 ’ 과 가장 많이 얽힌다 .갓 구운 빵이 가장 맛있다는 믿음 말이다 .물론 마음으로는 갓 나온 빵이 맛있다 .빵집을 취재하다가 정말 오븐에서 갓 나온 빵을 맛본 적도 있다 .

몇 시간 동안 주방에 꼽사리 껴서 밀가루가 반죽이 , 또 빵이 되는 과정을 지켜 보고 나면 경이로움 때문에라도 정서적인 맛은 정말 더 이상 좋을 수 없다 .하지만 입과 혀가 견딜 수 없다는 게 문제다 .갓 구워낸 빵의 내부 온도는 90 ℃ 안팎이다 .물이 100 ℃ 에서 끓으니 불덩어리나 다름 없다 .게다가 식지 않았으니 어찌 보면 용암과도 비슷한 상태인지라 조직이 취약해서 질감도 완성되었다고 볼 수 없다 .물컹거려 칼로 잘 썰리지 않고 손으로 잡아 뜯으면 김을 모락모락 내뿜으며 바람 빠진 풍선처럼 쪼그라든다 .이래저래 실용적이지 않으니 집에서 직접 빵을 구워 먹은 지가 10 년이 넘으면서도 오븐에서 갓 꺼낸 빵은 손대지 않고 곱게 식힘망 위에 두는 이유가 있다 .
일단 완전히 식힌 빵을 다시 구워 기를 불어 넣어주는 게 훨씬 더 바람직하다 .

적당히 따뜻해지는 것은 물론 빵 속의 수분이 살아나면서 바삭하고 부드러운 질감도 , 고소하고 구수한 맛도 살아난다 .그럼 구워 먹기 전의 빵은 어디에 어떻게 보관하는 게 가장 좋을까 .일단 장소는 하루 이틀 내에 먹을 분량이라면 상온 , 두고 먹을 것이라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냉동실이다 .결국 냉장실은 피하라는 말인가 .

그렇다 .

전분의 노화가 일어나기 가장 쉬운 온도대라 빵이 삭아버린다 .( 같은 원리에서 역시 탄수화물인 밥도 냉동 보관한다 .) 식빵처럼 애초에 토스터에 최적화된 빵이라면 그대로 , 만일 아니라면 조금 번거롭더라도 미리 손질해 냉동시키는 게 좋다 .
손질이라고 말했지만 사실 썰어두기가 전부이다 .베이글이나 바게트 , 치아바타 같은 빵은 온전한 상태에서는 토스터에 들어가지 않을뿐더러 냉동실에서 갓 꺼내면 딱딱해 썰리지도 않아 바로 먹을 수가 없다 .특히 바게트나 치아바타는 빵의 길이와 수직 방향으로 썰어 주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 표면적이 줄어 들고 특히 샌드위치는 해 먹기 어려워지므로 바람직하지 않다 .따라서 덩어리로 사다가 일단 수평으로 반을 가르고 토스터에 완전히 들어갈 수 있을 만큼 수직으로 등분해 준다 .이렇게 썬 빵은 지퍼백에 그대로 , 혹은 플라스틱 랩으로 싸서 보관한다 .길게는 6 개월까지 두고 먹을 수 있다 .
샌드위치도 수분 조절이 필수
갓 만든 게 생각보다 맛이 없기는 샌드위치도 마찬가지이다 .물론 샌드위치는 간편식이다 .

샌드위치는 식사 탓에 멈추지 않고도 카드 놀이를 즐기기 위한 18 세기 백작의 작품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하지만 갓 만들면 , 즉 빵 사이에 재료를 켜켜이 쌓고 소스를 적당히 뿌려준 직후에는 재료가 한데 어우러지지 않아 썩 맛있지 않다 .구멍이 송송 나 조직이 스폰지 같은 식재료나 음식이 여럿 있는데 빵도 그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빵이 특히 소스의 수분과 맛을 어느 정도 흡수해 전체가 어우러진 뒤에 먹는 게 훨씬 맛있다 .

못 믿겠다면 서브웨이 같은 전문점의 샌드위치를 사다가 다만 십 분이라도 두었다가 먹어보자 .맛과 질감이 사뭇 다를 것이다 .
직접 만들어 먹을 때에도 마찬가지이다 .참치 샌드위치를 예로 들어보자 .통조림을 먹고 싶은 만큼 준비해서 캔의 뚜껑을 조금만 따내 생긴 틈으로 물기를 짜낸다 .

마지막에는 캔 자체를 꼭 눌러 물기를 남김 없이 짜낸 뒤 대접에 담아 소금과 후추 , 식초 약간으로 간하고 마요네즈를 더해 잘 버무려 섞는다 .곤죽이 된 참치를 빵 한 쪽에 잘 펴 바르고 다른 한 쪽으로 덮은 뒤 플라스틱 랩으로 꼼꼼하게 싼다 .식빵처럼 부드러운 것이라면 30 분 , 바게트처럼 딱딱한 빵이라면 2 시간까지 실온에 두었다가 먹는다 .바게트 같은 빵은 속살을 조금 파내는 것도 좋다 .한편 참치에는 양파 , ( 쪽 ) 파 , 올리브 , 셀러리 등 좋아하는 부재료를 송송 썰어 더해 맛과 질감의 표정에 변화를 줄 수도 있다 .
결국 맛을 지닌 수분이 스폰지 같은 빵의 조직에 조금 배어야 더 맛있어진다는 원리인데 , 뒤집어 생각해 볼 수도 있다 .수분 관리를 잘못할 경우 빵이 곤죽이 되어 버려 샌드위치가 무너져 내릴 수 있다는 말이다 .같은 샌드위치라도 점심 거리를 아침이나 전날 저녁에 만들어 놓았다면 벌어질 수 있는 불상사이다 .

이런 ‘ 참사 ’ 를 막기 위해서는 정반대로 빵을 수분으로부터 적절히 보호해 줘야 하는데 , 물을 받아들이지 않는 지방이 나설 차례이다 .빵의 단골 ‘ 반찬 ’ 인 버터와 치즈를 다른 재료와 접촉하는 안쪽 면에 바르거나 올리면 방수뿐만 아니라 맛도 더해주는 일석이조의 켜를 씌울 수 있다 .
조립에 가까운 차가운 샌드위치가 물린다면 더 요리 같은 , 따뜻한 샌드위치로 업그레이드를 시도해보자 .이탈리아의 파니니나 미국의 그릴드 치즈가 대표적인데 , 맛의 핵심은 크게 두 가지이다 .첫째 , 빵 사이에 치즈처럼 잘 녹는 식재료를 끼운다 .둘째 , 샌드위치 자체를 잘 달궈진 팬에 올려 무거운 물건으로 눌러주며 굽는다 .빵이 납작해지며 녹는 치즈의 맛을 흡수하는 한편 바삭함이 강조된다 .어떤 무거운 물건으로 빵을 눌러 줄 것인가 .

인터넷을 뒤지면 무쇠로 만든 파니니 전용 누르개 , 더 나아가 전용 전기팬을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하지만 굳이 갖춰야 할 필요는 없다 .누르개는 크지도 비싸지도 않지만 이름처럼 샌드위치를 누르는 것 외에는 쓰임새가 없고 , 전용팬은 부피가 크다 .따라서 매일 삼시세끼 파니니를 눌러 먹는 게 아니라면 가뜩이나 공간이 부족한 부엌에 들이지 않는다 .그저 가지고 있는 팬으로 굽고 무거운 냄비 , 통조림 등으로 누른다 .만약 이게 좀 답답하고 남들과 아주 다른 누름의 길을 걷고 싶다면 벽돌이라는 대안도 있다 .두 장쯤 구해 깨끗이 씻어 잘 말린 뒤 은박지로 두 겹 싸면 진짜 누르개보다 효율이 훨씬 좋으니 참고하자 .
샐러드 , 디저트로도 활용 가능한 빵
뜨거운 샌드위치까지 만들 수 있다면 하산해서 빵으로 본격적인 요리를 만들 단계이다 .

식재료로서 쓰임새가 워낙 다양한 나머지 빵으로 짠맛 위주의 끼니 음식과 단맛 위주의 디저트 모두를 만들 수 있다 .일단 끼니를 해결해줄 음식은 판자넬라 샐러드이다 .이탈리아 토스카니 지방의 음식으로 빵 (pane) 과 , 담아 먹는 우묵한 대접 (zanella) 이 만나 이름 지어졌으니 그야말로 빵으로 만드는 샐러드이다 .

어차피 샐러드에 곁들여 먹으면 그게 그거 아닐까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의외로 그렇지 않다 .다시 한 번 , 스폰지로서 빵이 채소의 즙이며 드레싱의 기름을 적절히 흡수해 전혀 다른 맛과 질감으로 샐러드에 공헌한다 .
판자넬라 샐러드는 식빵류보다 지방을 적게 혹은 아예 쓰지 않는 바게트나 시골빵 , 치아바타류가 더 잘 어울린다 .특히 토마토가 맛있어지는 여름에 제격인데 일단 토마토를 먹고 싶은 만큼 썰어 소금을 넉넉하게 뿌려 버무려 둔다 .빵은 숭덩숭덩 , 각 변의 길이가 3 ㎝ 안팎의 육면체로 썬다 .

오븐이나 중불에 올려 달군 팬에 십 분 가량 , 속까지 고르게 한 번 데워준다는 느낌으로 굽는다 .그 사이 즙과 수분이 듬뿍 배어 나온 토마토에 다진 마늘 약간과 썬 양파를 더해 버무린다 .빵이 다 구워지면 3 분 가량 식혔다가 재운 토마토에 올리브기름을 끼얹어 한 번 버무리고 , 마지막으로 빵을 더해 한 번 더 버무려 마무리한다 .온기가 아주 가시지 않은 빵이 맛있는 국물을 머금는 한편 겉은 살짝 부드럽고 속은 바삭해져 토마토와 잘 어울린다 .

그대로 먹어도 든든하지만 아보카도나 닭가슴살을 얹으면 균형 잘 잡힌 한 끼 식사가 되고 , 채소를 더 먹고 싶다면 오이를 함께 버무린다 .
대미를 장식할 빵 디저트는 프렌치토스트이다 .잠깐 , 그건 브런치 메뉴가 아닌가 .맞다 .브런치의 대명사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지만 계란물에도 설탕을 쓰고 단맛의 메이플시럽을 끼얹어 먹으니 디저트로 봐도 무방하다 .

사실 맛있어서 많이 만들어 브런치로 먹은 뒤 남은 건 브런치의 디저트로 먹어도 좋을 지경이다 .판자넬라 샐러드도 그렇지만 프렌치토스트는 묵은 빵을 활용하는 요리로 알려져 있다 .

당연하게도 고향인 프랑스에서 ‘ 못 먹는 빵 ( 팽 페르뒤 , Pain Perdu)’ 이라 부르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묵어서 굳은 빵을 계란물에 적셔서 촉촉함도 살리고 맛도 한 겹 씌운다는 발상인데 , 프렌치토스트는 이런 점에서 두 가지 오해에 시달린다 .
첫째 , 진짜 묵은 빵으로 만들면 맛이 없다 .

빵이 묵는다고 수분이 증발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그저 결정화되어 빵 속에 머물러 있다가 데우면 살아나므로 결국 예상보다도 프렌치토스트가 한층 더 축축해진다 .

따라서 빵을 그냥 방치해 말리기보다 토스터에 노릇해지지는 않을 정도로 살짝 구워 만든다 .둘째 , 같은 원리로 계란물에 빵을 오래 재워둘 필요도 없다 .

‘ 밤새 계란물에 푹 재워 둔 빵 ’ 으로 프렌치토스트를 구웠다는 무용담을 주워 듣는데 빵이라는 스폰지가 수분을 너무 많이 흡수하면 부스러지거나 , 설사 버티더라도 속은 익지 않아 축축함이 남아 있어 불쾌해진다 .게다가 프렌치토스트가 빨리 만들어 낼 수 있는 음식인 브런치의 대표 메뉴라는 사실까지 감안한다면 오랜 시간 빵을 재워 두는 건 큰 의미가 없다 .
널린 게 프렌치토스트 레시피이지만 오랜 세월 먹어서 요즘은 레시피 없이 만든다 .팬을 약한 불에 올리고 식빵 두 쪽을 토스터에 살짝 굽는다 .계란 두 개를 준비해 하나는 전체를 , 하나는 노른자만 남겨 빵 전체를 담글 수 있는 납작한 그릇에 담아 너무 묽지 않을 정도로 우유를 더해 잘 섞는다 .소금과 설탕 , 바닐라를 조금씩 더한 뒤 달궈진 팬에 버터를 녹인다 .버터가 지글지글 녹는 동안 빵을 계란물에 담그고 열까지 센 뒤 뒤집어 다시 열까지 세어 적신다 .

팬에 올려 노릇해질 때까지 , 한 면당 3 분 가량 굽는다 .프렌치토스트에는 대개 메이플 시럽이나 꿀처럼 끈적한 감미료를 끼얹어 먹지만 백설탕을 한 자밤 솔솔 뿌리면 단맛과 함께 아삭함이 더해져 느낌이 색다르다 .
이용재 음식평론가
미주한국
http://www.koreatimes.com/article/20190618/1253588.

Share: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