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karta TravelTravel

​대변동(UPHEAVAL) 함께 읽기 (2020. 4.13~5.20)

​대변동(UPHEAVAL) 함께 읽기 (2020. 4.13~5.20)

image지난 함께 읽기 (보관용) ​대변동(UPHEAVAL) 함께 읽기 (2020.4.13~5.20)
박팜 꼬잼꼬동 번역보기 대변동 저자 재레드 다이아몬드 출판 김영사 발매 2019.06.10.​ 대변동(UPHEAVAL) 함께 읽기 (2020.4/13~5/20)

4/18
대변동 함께 읽기 1일차 – 프롤로그 <코코넛 그로브 화재 사건의 유산>
☆발췌
하지만 최선의 경우에도, 또 수십 년이 지난 후에도 그들은 코코넛 그로브 화재 이후에 형성된 새로운 정체성과 화재 이전에 확립한 과거의 정체성이 모자이크mosaic된 상태를 벗어나지 못했다.(p.18~19)
여기에서 핵심은 ‘선택적’이란 단어이다.개인이나 국가는 완전히 변할 수도 없고 과거의 정체성을 규정하던 모든 것을 버릴 수도 없다.물론 그런 변화는 바람직하지도 않다.

위기를 맞은 개인과 국가 모두에게 중요한 과제는 정체성 중 제대로 기능해서 바꿀 필요가 없는 부분이 무엇인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바꿔야 하는 부분이 무엇인지 알아내는 것이다.(p.21)
영어에서 ‘위기’를 뜻하는 crisis는 그리스어의 명사 krisis와 동사 krino에서 파생했다.

이 단어들은 ‘분리하다’, ‘결정하다’, ‘구분하다’, ‘전환점’을 뜻한다.따라서 위기는 중대한 고비 혹은 결정적 순간으로 해석할 수 있다.달리 말하면 그 ‘순간’의 전후 조건이 ‘많은’ 다른 순간의 전후 조건과 ‘확연히’ 달라지는 전환점이란 뜻이다.(p.21)
내가 여기에서 말하려는 요점은 빈도와 기간과 영향력에 따라 ‘위기’를 다른 식으로 정의할 수 있다는 것이다.그렇게 할 때 우리는 드물게 일어나는 큰 위기나 빈번하게 발생하는 작은 위기를 유효하게 연구할 수 있다.(p.24)
개인과 국가의 경우 대부분의 위기는 오랜 기간 축적된 점진적 변화의 결과이다.

오랫동안 갈등을 겪은 부부는 이혼하기 마련이고, 칠레의 쿠데타도 정치적이고 경제적인 어려움이 축적되어 나타난 결과였다.’위기’는 오랫동안 쌓이고 쌓인 압력이 갑자기 폭발할 때 닥친다.

(p.24)
그럼에도 개인의 위기라는 렌즈를 통해 국가의 위기를 보는 것이 유익한 이유는 무엇일까? 또 이런 접근법의 이점은 무엇일까?
첫째, 개인의 위기라는 관점에서 접근할 때 일반 독자는 국가의 위기를 자신과 관련지을 수 있고, 그 위기의 복잡성을 이해하기가 더 쉽다.
둘째, 학자들은 개인의 위기를 연구한 성과로 12가지 요인을 찾아냈다.그 요인들은 개인의 위기에서 비롯되는 다양한 결과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기본 요일을 찾아내는 출발점이 된다.(p.25)
이 책은 ‘비교하는comparative’ 책이다.달리 말해 하나의 국가를 다루는데 많은 분량을 한꺼번에 할애하지 않았다.

일곱 국가에 골고루 적절한 분량을 분배해 비교하는데 초점을 맞추었다.(중략) 책 두께를 고려하면 단일한 사례 연구는 관련된 문제를 자세히 다룰 수 있지만, 비교 연구는 다양한 관점을 제시하며 하나의 사례만 연구할 때는 보이지 않는 쟁점을 찾아낼 수 있다.(p.27)

대변동 함께 읽기 2일차 – 1부 개인.개인의 위기
​☆발췌​
<개인의 위기>
그때부터 나는 과학자로 평생을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 철학적 의문을 품기 시작했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Henry David Thoreau(1817~1862)가 쓴 유명한 책《월든》을 읽고 또 읽었다.그 책이 순전히 나를 위해 남긴 듯한 메시지에 전율감마저 느꼈다.과학을 추구하는 진정한 동기가 다른 과학자에게 인정받으려는 이기적인 이유냐는 꾸짖음이었다.(중략) 《월든》의 핵심 메시지는 “내가 삶에서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내야 한다.남에게 인정받겠다는 허영심에 유혹되어서는 안된다”라는 것이었다.

(p.46)
<궤적>
만약 지금 위기의 한복판에 있더라도 위기를 학문적으로 정의하려고 고심할 필요는 없다.스스로 위기를 맞았다는 걸 분명히 알게 될테니 말이다.(중략) 위기가 닥치면 당신은 새로운 대처법을 찾아내려 발버둥 치고, 내가 그랬던 것처럼 당신의 정체성과 가치관과 세계관에 의문을 품을 것이다.(p.49)
그러나 원인이 무엇이든 모든 개인의 위기에 공통점이 있다면, 현재 삶의 방식에서 중요한 것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기 때문에 새로운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는 절박감이다.

(p.50)
갑자기 중대한 위기에 빠진 사람을 돕는 이들의 반복된 관찰에 따르면 약 6주 내에 어떤 형태로든 결과가 나타난다.그 짧은 과도기에 우리는 그때까지 소중히 간직하던 믿음에 의문을 제기하며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던 과거보다 개인적 변화를 더 적극적으로 받아들인다.우리가 더 오랫동안 슬픔과 고통에 시달리거나 실직한 상태에서 분노할 가능성도 있지만, 아무런 대처법도 생각하지 않고 6주 이상을 보내지는 않는다는 뜻이다.약 6주의 시간 내에 우리는 궁극적으로 더 나은 새로운 대처법을 탐색하거나 오히려 부적절한 새로운 대처법을 시도할 수도 있으며, 과거의 부적절한 대처법으로 자연스레 되돌아갈 수도 있다.

(p.52)
<위기의 처리>
처음 위기 상태에 빠지면 누구나 삶에서 모든 것이 잘못된 듯한 기분에 사로잡힌다.그렇게 좌절에 빠진 상태에서는 한 번에 하나씩 문제를 해결해나가기 쉽지 않다.따라서 첫 상담에서 심리 치료사의 일차적 목표는 ‘울타리 세우기building a fence’라 일컫는 방법을 동원해 그런 마비를 해소하는 것이다.(중략) 이렇게 문제를 명확히 규정하고 그 주변에 울타리를 세우면 그것만으로도 많은 사람이 곧바로 안도감을 느낀다.다음 단계에서 심리 치료사는 환자가 울타리 안쪽의 문제에 대응하는 다양한 방법을 찾아내도록 도움을 준다.환자는 그렇게 ‘선택적 변화’를 시작한다.

얼핏 생각하면 전체적인 변화가 필요할 듯 하지만, 그런 변화는 애초부터 불가능하고 환자에게 압박감만 더해줄 뿐이다.하지만 선택적 변화는 얼마든지 가능하다.(p.54)
<결과와 관련한 요인>
1.위기 상태의 인정 : 자신이 위기에 빠졌다는 걸 인정해야 치료를 받기 위해 병원을 찾는다.
2.무엇인가 해야 한다는 개인적 책임의 수용 : “나한테 문제가 있어!”라고 인정한 후 넘어야 할 또 하나의 장애물은 그 문제를 해결하려는 책임을 떠맡는 것이다.
3.울타리 세우기 : 당신의 어떤 부분이 아직 제대로 기능하고 있는가? 변할 필요가 없는 부분과 계속 고수해야 할 부분은 무엇인가? 새로운 것으로 교체하기 위해 무엇을 버릴 수 있고, 버려야 하는가?
4.

다른 사람과 지원 단체의 물질적이고 정서적인 지원
5.

문제 해결 방법의 본보기로 삼을 만한 다른 사람의 사례
6.자아 강도 : 자아 강도는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으려 발버둥 치지 않고 생을 위해 자의식과 목적의식으로 무장해 다른 사람에게 의존하지 않는 독립된 자아로서 존재한다는 뜻이다.
7.정직한 자기평가 : 자신의 강점과 약점, 제대로 작동하는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을 정확히 평가하는 경우에만 강점을 유지하고, 약점을 새로운 대처법으로 교체하며 선택적 변화를 시도하 수 있기 때문이다.
8.과거에 경험한 위기 : 과거 어떤 위기에 성공적으로 대처한 경험이 있다면 그 경험은 이번에 닥친 새로운 위기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란 자신감을 북돋아 준다.반면 과거의 위기를 제대로 극복하지 못했다면 어떤 수를 쓰더라도 이번 역시 성공하지 못할 것이란 무력감에 빠질 수 있다.
9.인내 : 불확실성과 애매모호함 혹은 변화 시도의 실패를 용납하는 마음가짐, 즉 인내심도 고려해야 할 요인이다.위기에 빠진 사람이 첫 시도에서 완벽한 대처법을 찾아낼 가능성은 거의 없다.
10.

유연한 성격 : 선택적 변화를 통해 위기를 극복하는 데는 경직되고 융통성 없는 성격보다 유연한 성격이 더 낫다.
11.개인의 핵심 가치 : 자신의 정체성을 규정하는 데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되는 믿음을 뜻한다.위기에 맞닥뜨리면 선택적 변화를 받아들일 때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를 먼저 결정해야 한다.다시 말해 어떤 핵심 가치를 타협의 대상이 아니라고 생각하며 끝까지 고수할 것인지 알아내야 한다.
12.개인적 제약으로부터 해방 : 당면한 문제와 책임에 얽매여 선택에 제약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국가의 위기>
따라서 개인이 개인의 문제에 대처하는 방법과 개인으로 구성된 국가가 국가의 문제에 대처하는 방법에는 어떤 관계가 있지 않을까 짐작한다.예컨대 자신을 수동적이고 무력한 피해자라 생각하지 않고 솔선해서 무엇인가를 하겠다는 책임 의식을 지니고, 위기를 정확히 파악•평가하며 도움을 구하고, 본보기에서 교훈을 얻겠다는 마음가짐은 개인과 국가 모두에 필요하다.이 단순한 원칙들은 지극히 명백하지만 개인과 국가는 경쟁이라도 하듯 이 원칙들을 빈번하게 무시하거나 부정한다.(p.68)
☆단상
프롤로그의 코코넛 그로브 화재사건을 읽는 동안에는 끊임없이 세월호를 통해 받았던 우리 사회와 개인의 트라우마와 위기가 떠올랐고, 개인의 위기와 국가의 위기를 같은 맥락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설명 부분에서는 현재 COVID-19로 고통받는 전 지구적 위기가 떠올랐다.

개인적 위기의 결과와 관련한 12가지 요인을 잘 파악하고 연구하여 전 지구적 위기도 슬기롭게 헤쳐 나갈 수 있으면 좋겠다는 뜬구름 잡는 듯한 희망을 품어보기도 한다.재레드다이아몬드가 이 책을 집필한 이유도 결국 전 세계에 치명적 타격을 가할지도 모를 문제를 맞닥뜨렸을 때 과거의 기억과 역사를 토대로 그 문제들을 해결해 나갈수 있으리라는 믿음과 바람 때문이라고 하니 그 길을 따라 들어가 보기로 한다.

대변동 함께 읽기 3~4일차 – 2부 국가 : 위기의 전개 ; 2장 핀란드와 소련의 전쟁
​☆발췌​
이런 모든 특징이 복합된 핀란드어는 독특하고 아름다우며 국민적 자부심의 원천이기도 하다.또 핀란드인을 제외하고는 누구도 사용하지 않는 까닭에 핀란드어는 핀란드 국가 정체성의 핵심이 된다.그런 국가 정체성을 지키려고 많은 핀란드인이 소련과의 전쟁을 마다하지 않고 기꺼이 목숨을 던졌다.

(p.88)
병력과 군비에서 압도적으로 우세하던 소련군에 맞서 핀란드군이 오랫동안 방어하는 데 성공한 이유는 무엇일까? 하나의 이유는 동기부여motivation 였다.핀란드 병사들은 가족과 조국, 독립을 위해 싸운다는 걸 알고 있었다.그들은 그 목적을 위해 기꺼이 목숨을 던졌다.(중략) 둘째, 핀란드 병사들은 겨울이면 숲에서 스키를 타고 다니는 데 익숙했다.

게다가 그들은 전투 지역의 지형을 훤히 알고 있었다.셋째, 핀란드 병사들은 핀란드의 겨울에 적합한 의복과 신발, 천막과 소총을 갖추고 있었지만 소련군은 그렇지 못했다.끝으로, 요즘의 이스라엘 군대처럼 핀란드 군대도 병사들에게 맹목적으로 명령을 따르지 않고 창의력을 발휘해 독자적인 결정을 내리는 권한을 허용한 덕분에 수적 열세에도 놀라운 성과를 거두었다.(p.99)
역설적으로 들리겠지만 오히려 그 부담스러운 배상금이 경제적 자극이 되었다.핀란드가 조선업 같은 중공업과 수출 지향적 산업을 발전시키는 계기가 되었기 때문이다.전쟁후의 산업화로 핀란드는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루어내며 가난한 농업국가에서 현대 산업국가(현재는 첨단 산업국가)로 발돋움했다.

(p.110)
전 국민을 생산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핀란드의 교육제도는 모두를 잘 가르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이런 점에서 일부를 잘 가르치고 다수를 거의 방치하는 미국의 교육제도와 완전히 다르다.

핀란드는 양질의 교육을 평등하게 제공하는 공립학교가 많고 사립학교는 소수에 불과하다.(p.117)
핀란드는 위기에 대응하는 초기의 실패를 관대히 용납하고 효과적인 해결책을 찾아낼 때까지 이런저런 해결책을 끈질기게 실험하는 자세를 보여준 좋은 예이다.(중략) 핀란드는 위기 해결에 반드시 필요한 타고난 유연성을 보여준 국가이기도 하다.(중략) 핀란드의 이런 행동에서는 가장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윈칙, 즉 정치적 독립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민주주의의 신성한 원칙을 조금은 희생할 수 있다는 유연한 사고방식을 엿볼 수 있다.

(p.123~124)
☆단상​
산타 클로스가 산다는 산타 마을, ‘휘바휘바’ 라는 단어를 우리 뇌리에 각인시킨 자일리톨검의 원료 자작나무와 한때 유행처럼 번졌던 핀란드식 교육 그리고 사우나(Sauna)의 나라.내가 아는 핀란드에 대한 정보는 이게 전부였다.한번도 가본 적 없는 북유럽의 나라일 뿐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전쟁을 치르며 국가적 위기를 극복한 역사를 가지고 있는 줄은 전혀 몰랐다.언젠가 북유럽으로도 꼭 여행 가 보아야 겠다고 생각하며 시벨리우스의 ‘핀란디아’를 검색해서 플레이리스트에 추가해 넣었다.

나중에 들어봐야지…

대변동 함께 읽기 5~6일차 – 3장 현대 일본의 기원
​☆발췌
생활수준, 산업화, 과학기술에서 일본은 유럽 사회와 신유럽계 사회(미국과 캐나다, 오스트레일리아와 뉴질랜드) 수준으로 올라선 최초의 현대 비유럽계 국가였다.(중략) 현재 일본 사회의 유럽적인 면은 1853년 이후에 도래한 것이 대부분이다.

물론 유럽적인 면이 일본의 모든 것을 대체하지는 않았다.지금도 일본의 전통문화가 많이 남아 있다.

코코넛 그로브 화재의 생존자들과 제2차 세계대전 후의 영국처럼 일본도 과거의 자아와 새로운 자아가 뒤섞인 모자이크다.더 정확히 말하면 이 책에서 다룬 국가보다 모자이크 정도가 심하다.(p.131~132)
이렇게 서구 사회로부터 많은 것을 차용하면서 메이지 정부는 전통주의자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으려고 그런 혁신과 차용은 새로운 것이 아니라 일본의 전통으로 회귀하는 것이라 주장했다.

(중략) 혁신을 이렇게 유보된 전통-다른 국가의 혁신에서는 흔히 ‘만들어진 전통’이라 일컫는 현상-으로 재정의한 덕분에 메이지 시대 지도자는 과감한 변화를 시도할 수 있었다.

(p.149)
메이지 시대 일본의 목표는 서구의 많은 장점을 채택하되 일본 상황에 적합하도록 수정하고, 전통을 대폭 유지하는 것이었다.그렇게 채택하고 수정한 서구의 특징을 먼 옛날부터 유지해온 일본의 핵심 가치에 접목했다.

(p.158)
메이지유신은 크게 두 ‘관객audience’을 향한 것이었다.하나는 일본 국민이었고, 다른 하나는 해외의 서구인이었다.유신의 궁극적 대상은 일본이었다.달리 말하면 일본을 군사적, 경제적으로 강하게 키워내고 국가를 하나로 통합하는 이념을 국민에게 심어주는 것이 유신의 일차적 목표였다.유신의 또 다른 목표는 서구 세계가 일본을 존중하며 평등하게 대하도록 하는 것이었다.(p.159)
메이지 시대에는 군부 지도자를 비롯해 많은 일본인이 해외를 방문하고 여행했다.

따라서 그들은 중국과 러시아, 미국과 독일 및 그곳의 육군과 해군을 직접 보고 느낄 수 있었다.또 서구 열강의 힘과 일본의 힘을 정직하고 냉철하게 평가할 수 있었다.따라서 승리를 확신할 수 있는 경우에만 공격했다.그러나 1930년대 아시아 본토에 주둔한 일본군 지휘관은 나치 독일을 제외하고 해외 경험이 없는 젊고 성급한 장교들이었다.게다가 그들은 도쿄에 있는 노련한 지도자들의 명령에 순순히 따르지 않았다.(p.165)
게다가 메이지 시대에 성년이 된 지도자 세대의 역사적 경험은 1930년대에 일본의 지도자가 된 세대와 전혀 달랐다.메이지 시대 지도자들은 강력하고 잠재적인 적의 공격 가능성에 노심초사하던 허약한 일본에서 인격 형성기를 보냈지만, 1930년대 지도자들에게 전쟁은 러일전쟁의 황홀한 승리를 뜻했다.(중략) 따라서 일본이 무모하게 제2차 세계대전을 시작한 이유의 전부는 아니지만, 1930년대의 젊은 군사 지도자들에게 정직하고 현실적이며 신중한 자기평가에 필요한 역사적 경험과 지식이 부족했다는 것이 부분적인 이유였다.

그 결과는 일본에 그야말로 재앙이었다.(p.166)
핀란드와 일본은 무서울 정도로 정직하고 현실적이었다.

하지만 다른 부분에서 두 국민은 정반대였다.메이지 시대 일본은 많은 국가, 그것도 일본 자체를 위협하던 국가로부터 도움을 받았지만 핀란드는 겨울 전쟁 동안 실질적으로 어떤 도움도 받지 못했다.일본의 문제의 해결을 본보기로 삼을 만한 모델이 많았지만 핀란드는 그런 본보기가 없었다.또 많은 인구, 경제력, 적들로부터 멀리 떨어진 거리라는 이점을 활용해 일본은 위협하는 국가들과 군사적으로 대등한 수준에 올라서는 데 필요한 시간과 공간을 확보할 수 있었지만 핀란드는 러시아와 국경을 맞댄 데다 국력도 약해 그런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p.173)
☆단상​
메이지유신 다음에는 한반도 침탈의 역사가 나올 것이 뻔하므로 불편한 마음이 되리라 예상하며 페이지를 넘기는 읽기였다.하지만 메이지 시대를 통해 일본이 위기를 극복하고 서구 수준으로 발전하게 된 최초의 비유럽계 국가라는 것은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사실이었다.

과거를 통해 깨달음을 얻은 나라의 미래가 더 밝을거라고 하는데 현재의 일본의 모습은 과거의 모습에서 깨달음과 반성을 얻은 듯해 보이지는 않는다.물론 한국인으로서의 입장일 뿐일테지만….그런 면에서 보면 다양한 나라의 역사와 변화의 과정을 연구하고 비교하며 통찰을 얻으려는 저자의 노력은 감정적이지도 않고 담담해 보인다.저자의 표현처럼 이 책은 비교하는 책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되새겨 보며 핀란드와 일본의 비교, 현재 다른 나라들과 우리 나라의 관계를 비교하여 생각해보게 된다.

대변동 함께 읽기 7~8일차 – 4장 모든 칠레인을 위한 칠레
​☆발췌
<칠레 방문>
미국과 칠레는 강력한 민주주의 전통을 공유한다.그 전통이 무너지고 독재 정권에 굴복했다는 사실이 1967년의 칠레인에게는 전혀 믿기지 않았을 것이다.그러나 칠레에서는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났고 돌이켜 생각해보면 분명한 경고 신호가 있었다.

그렇다면 미국에서도 그런 사태가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 장담할 수 있을까? (p.177)
<1970년 이전의 칠레>
칠레의 지리와 역사 그리고 국민이 모두 국가의 통합에 기여했다.이 요인들은 칠레 역사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했고 덕분에 칠레는 라틴아메리카에서 다른 국가에 비해 평온하게 살아온 편이었다.

그러나 북아메리카에 정착한 유럽인은 소규모 농장을 차지하는 것에 만족했지만, 라틴아메리카에 정착한 스페인계 유럽인은 넓은 땅을 차지했다.이런 공통된 역사는 칠레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따라서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유럽인이 정착하기 시작한 때부터 광범위한 민주 정부가 발달했지만, 칠레에서는 소수의 독재자가 대부분의 토지와 부를 차지했고 정치까지 지배했다.이러한 정치권력의 집중은 칠레 역사에 근본 문제가 되었다.(p.179)
칠레의 정당들은 세력이 엇비슷한 집단-좌익과 중도와 우익-으로 결국 정리되었다.

따라서 정부는 중도가 어느 쪽으로 기울어지느냐에 따라 좌익 정부가 되거나 우익 정부가 되었다.(p.180)
<아옌데>
그처럼 점잖은 온건파 대통령이 당선되었는데 부정적 반응이 곳곳에서 나타난 이유가 무엇일까? 아옌데와 그의 인민연합당이 칠레에 마르크스주의 정부를 세울 것이란 목표를 공언한 때문이었다.(p.183)
“아옌데의 생각은 좋았지만 그걸 시행하는 방법이 엉망이었다.

그는 칠레 문제를 정확히 진단했지만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채택한 방법이 잘못되었다.” 그 결과, 아옌데 정책은 경제적 혼란과 폭력 사태를 불러일으켰고 반대 세력도 확대되었다.재정 적자를 지폐 발행만으로 메우려 함으로써 극심한 인플레이션을 초래하기도 했다.(p.187)
<쿠데타와 피노체트>
1976년까지 피노체트 정부는 13만 명, 즉 칠레 국민의 1%를 체포했다.결국 과반수가 풀려났지만 DINA와 군 정보국의 만행에 칠레인 수천 명이 사망하거나 행방불명되었고 그중 대부분이 35세 이하였다.

(p.196)
완전한 대답은 아니겠지만 정치적 분위기의 양극화와 폭력성의 증가 및 정치적 타협의 결렬이 크고 작은 원인이었다.또 아옌데 시대에 심화된 극좌의 무장, 극우에 의한 대학살을 예고하는 듯한 ‘자카르타 비에네’라는 벽보도 원인으로 손꼽을 만했다.아옌데가 추진한 마르크스주의적 설계와 쿠바와의 관계가 과거의 좌익 프로그램보다 훨씬 급진적이었던 까닭에 군부가 겁먹고 예방적 행위를 준비한 것도 큰 원인이었을 것이다.(p.197)
<피노체트 이후>
1989년의 ‘반대’ 캠페인이 진행되는 동안 그 운동에 참여한 사람들은 피노체트에 반대한 이유가 제각각이었지만, 서로 협력하지 않으면 승리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p.204)
피노체트 이후의 칠레는 라틴아메리카에서는 여전히 이례적인 ‘기능적 민주주의’로 복귀했다.

그러나 이는 관용과 타협, 권력의 공유라는 엄청난 선택적 변화의 결과였다.(p.206)
<피노체트의 그림자>
어떤 국가든 공직자가 자국과 타국 시민에게 범한 잔혹한 행위를 인정하고 용서를 구하기는 고통스럽기 마련이다.어떻게 하더라도 과거의 잘못을 되돌릴 수 없기 때문에 괴로운 것이다.게다가 가해자들이 여전히 생존해 과거를 뉘우치지 않은 채 권력을 휘두르는 경우도 많다.(p.209)
칠레는 옛 군사정부의 긍정적 면과 부정적 면을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도덕적 딜레마로 아직도 씨름하고 있다.특히 경제적 성과로 잔혹한 범죄를 상쇄할 수 있느냐는 딜레마로, 결코 쉽게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이다.물론 경제적 성과와 잔혹한 범죄를 어떻게 비교할 수 있느냐, 군사정부가 끔찍한 짓만이 아니라 유익한 유산도 남겼다는 걸 어떻게 인정할 수 있느냐 하고 단순히 반박할 수 있을 것이다.

(p.212)

대변동 함께 읽기 9~10일차 – 5장 인도네시아; 신생 국가의 탄생
​☆발췌
지리적으로 인도네시아는 세계에서 가장 조각조각 쪼개진 국가이다.정확히 말하면 수천 개의 유인도가 서쪽에서 동쪽까지 약 5,500킬로미터 지역에 흩어져 있다.지난 2,000년 동안에는 일부 섬에 토착 국가가 있었다.

그러나 그 국가들은 결국 인도네시아 군도를 지배하지 못했고, 현재 인도네시아로 알려진 것을 가리키는 이름과 개념에 아무런 흔적을 남기지 못했다.(p.224)
궁극적으로 인도네시아를 하나로 통합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은 오랜 역사를 지닌 교역어이던 말레이어가 발전하고 변형된 바하사 인도네시아어였다.바하사 인도네시아어는 현재 모든 인도네시아인이 공유하는 국어이다.(p.227)
수카르노 대통령은 인도네시아의 가난이 네덜란드의 제국주의와 자본주의에서 비롯된 것이라 판단해 인도네시아가 과거로부터 물려받은 빚을 폐지했고, 네덜란드계 재산을 국유화하며 그 대부분의 관리를 군부에 넘겼다.그리고 국가 중심의 경제를 운영했는데 수카르노는 물론 군부와 관료들은 서로 자신의 주머니부터 채우려고 국민의 고혈을 짜냈다.

당연한 말이겠지만 인도네시아의 민간 기업 활동과 해외 원조는 줄어들었다.

(p.234)
실패한 쿠데타에 대해서는 지금까지도 풀리지 않는 의문이 많다.

분명한 것은 그 쿠데타가 두 세력-공산주의에 호의적인 일부 하급 군 장교들과 한두 명의 PKI 지도자-의 협업이었다는 것이다.(p.243)
최대 추정치는 약 200만 명이지만 가장 널리 인용되는 수치는 약 50만 명으로, 이 수치는 수카르노 대통령이 구성한 진상조사 위원회가 조사한 것이기도 하다.

(중략) 그럼에도 1965~1966년 인도네시아에서 일어난 학살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 최악의 대량 학살 중 하나로 평가된다.(p.247)
최악의 유산은 50만 명을 학살하고 10년 이상 동안 약 10만 명을 투옥한 사건이다.부패가 만연한 까닭에 군부가 많은 돈을 착복하며 유사 예산을 세운 유사 정부를 운영하지 않았더라면 얼마든지 달성할 수 있었을 경제성장을 이루지 못했다.그런 부패는 인도네시아 사회 곳곳에도 스며들어 항공사 직원까지 서슴없이 부정행위를 저질렀다.

인도네시아 국민은 자치할 능력이 없다는 수하르토의 잘못된 믿음에 민주적으로 자치할 방법을 학습하는 기회를 수십 년 뒤로 미루어야 했다.(p.255)
그러나 역사에는 완전한 악도 없고 완전한 선도 없다.따라서 역사는 정직하게 검토되어야 한다.(p.256~257)
이른바 “…였다면 어땠을까?”라는 역사의 의문이지만 누구도 이런 의문에 확실히 대답할 수 없다.

(p.258)
☆단상
군사 정권의 독재 기간을 칭송하고 그 시절을 그리워하는 칠레 노인들의 모습은 우리 노인들과 다를 바가 없었다.독재자의 딸을 대통령까지 만들어 주고 아직도 그리워하는 세대와 그들을 경멸하고 공감하지 못하는 세대가 반목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현실이 비춰지기도 하여 씁쓸하기도 하다.칠레편에 “어떤 나라에나 명령을 받거나 허락을 받으면 사악한 짓을 서슴없이 행하는 수천 명의 반사회적 인격 장애자가 있게 마련이다.” 라는 문장에서 인간이 인간에게 자행해온 잔혹성이 역사 전체를 관통하여 흐르고 있으며, 현재도 예외는 아니라는 것이 느껴져 섬뜩하기도 하고 슬프기도 했다.

우리 근현대사의 슬픔과 아픔처럼 민주화 과정에서 탄압받은 민중들의 삶의 얘기가 전 지구상에 이토록 글로벌하게 퍼져있다니, 그것도 다 인간이 인간에게 저지른 잔혹함이라니, 최근의 여러 사건들(정치적인 상황과 관련없는 인간이 인간에게 저지른 잔혹 범죄들)을 보면 희망이 없는 건 아닌가 하는 우려와 일부일 뿐 대다수의 사람들은 선하다는 기대가 교차하는 복잡한 심경이다.

그래도 책을 통해 다른 나라들의 역사와 위기의 기준틀을 비교해 보는 것은 흥미롭고 보람된 일이다.

대변동 함께 읽기 11~12일차 – 6장 독일의 재건
​☆발췌
제2차 세계대전 직후 서구 연합국이 서독에 대해 고려한 하나의 정책은 독일이 공업을 재건하지 못하도록 방지하고 이른바 ‘모겐소 플랜Morgenthau Plan’에 따라 독일 경제를 농업 중심으로 전환하며, 연합국이 제1차 세계대전 후에 그랬고 소련이 당시 동독에 시행한 것처럼 전쟁 배상금을 받아내는 것이었다.(중략) 연합국이 이런 견해를 바꾼 결정적 계기는 본격적으로 시작된 냉전과 세계대전이 다시 일어난다면 독일보다 소련이 근원일 것이라는 깨달음이었다.(p.274)
하지만 바우어의 기소는 대체로 패배했다.피고들이 독일 법정에서 무죄 선고를 받는 경우가 많았다.

1960년대에도 달라지지 않았다.오히려 바우어 자신이 자주 언어 공격의 표적이 되었고 죽음의 위협까지 받았다.하지만 나치 시대에 독일인이 어떻게 믿었고 어떻게 행동했는지 섬뜩할 정도로 자세히 독일 국민에게 독일 법정에서 몇 번이고 되풀이해서 보여준 것이 바우어의 기소에 담긴 의미였다.나치 악행은 소수의 사악한 지도자가 저지른 것이 아니었다.

(p.281~282)
과거의 범죄를 이처럼 국가적 차원에서 직시하는 현상은 결코 당연한 일은 아니다.내가 과문해서인지 몰라도 독일만큼 과거의 책임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국가는 없었다.

(p.283)
1968년 독일 학생 시위는 때때로 ‘성공한 실패’로 묘사되곤 한다.달리 말하면 극단적인 학생들이 자본주의를 다른 경제체제로 대체하고 서독의 민주 정부를 전복하겠다는 목표를 성취하는 데는 실패했지만, 그들이 제시한 의제를 부분적으로 서독 정부가 채택했고 그들이 주장한 많은 사상을 서독의 주류 사회가 받아들였기 때문에 그들의 목적은 간접적으로 성취된 셈이다.(p.289)
1990년 5월 콜 총리는 동독과 서독의 경제와 사회를 통합하는 조약을 체결하면서도 정치적 통일을 서두르지 않았다.콜은 여전히 꺼림칙하게 생각하는 서구와 소련의 반발을 완화하며 독일의 재통일 허락을 받아내려고 능수능란하면서도 혼신의 힘을 다해 노력했다.

예컨대 1990년 미하일 고르바초프와의 중요한 회담에서 콜 총리는 소련에 두둑한 금융 지원을 약속하며 독일의 재통일을 용인하고, 통일된 독일이 나토에 계속 머무는 것도 용인하라고 고르바초프를 설득했다.그리고 마침내 1990년 10월 3일 동독은 새로운 주의 형식으로 서독, 즉 독일에 통합되었다.

(p.296)
성공한 독일 정치인들의 외교정책에 담긴 기본 철학은 비스마르크의 비유로 요약된다.”우리는 신이 세계사의 흐름에서 어디를 걷고, 어느 쪽을 향하고 있는지 항상 유념해야 한다.그러고는 신에게 달려들어 신의 웃옷 뒷자락을 움켜잡고 갈 수 있을 때까지 끌려서라도 가야 한다.” (p.302)
그러나 독일인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에는 피해자 역할을 거부하고 수치심을 수용한 태도를 당연하게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제1차 세계대전 후의 독일인과 제2차 세계대전 후의 일본인이 피해자 역할을 자임한 경우와는 완전히 대조되기 때문이다.

과거를 이렇게 처절히 반성한 결과가 오늘날 독일에 유리하게 작용해, 현재의 독일은 제1차 세계대전 이후의 독일이나 현재의 일본보다 과거의 적들과 더 확실하고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p.304)
21~23년은 대략 인간의 한 세대이다.1848년, 1918년, 1968년은 당시 청소년 혹은 성년기에 접어든 독일인에게 중대한 영향을 미쳤다.그로부터 20년 후에 그들은 독일 지도자로 성장했고, 청년기에 경험한 사건을 궁극적으로 완료하거나 뒤집을 수 있는 위치에 서게 되었다.

1968년의 학생 시위에 참여한 주역과 시위를 이끈 지도부는 당시 40대나 50대이던 노련한 정치인이 아니라 20대이던 미숙한 급진주의자였다.하지만 1968년의 학생 시위를 경험한 한 독일 친구는 나에게 이렇게 말해주었다.”1968년이 없었다면 1990년도 없었을 겁니다.” (p.311)
☆단상
과거의 범죄에 대해 사과하고 반성하며 다시 저지르지 않도록 국가 차원에서 교육하는 독일의 행동이 제2차 세계대전 후에 당연하고 자연스럽게 일어난 일이었다고 크게 잘못 알고 있었다.어두운 과거를 인정하고 사과하는 일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이 이해가 되기도 하면서 여전히 반성하지 않는 일본이 얄밉기도 하다.이미 독일과 같은 과정을 거치지 않은 일본에게 그럴 기회가 있을지도 의문이다.국가 뿐만 아니라 개인의 차원에서도 내 잘못을 반성하고 나로 인해 피해를 입었을 누군가에게 사과하는 일이 결코 쉬운일이 아님을 늘 기억하며 겸손한 마음으로 살아야겠다.독일의 통일 과정을 보며 우리도 주변국들의 이해 관계 속에서 노련한 외교 수완을 잘 발휘하고 국민적 열망을 모아 언젠가 통일이 우리에게도 다가오길 기대해본다.

대변동 함께 읽기 13~14일차 – 7장 오스트레일리아: 우리는 누구인가?
​☆발췌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위기의 해결은 느릿했지만, 심지어 많은 오스트레일리아인이 위기가 있었다고 생각하지도 못할 정도로 느릿했지만, 오스트레일리아는 여섯 국가 중 가장 짧은 기간, 즉 1972년 12월의 19일 동안 가장 광범위하지만 일관성을 띤 변화를 겪은 국가이다.(p.318)
황무지인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살아남고 번성하기는 어려웠다.

따라서 죄수를 조상으로 둔 현대 오스트레일리아인은 이런 과거를 수치스러운 것이 아니라 자랑스러운 훈장으로 생각한다.(p.319)
반면 오스트레일리아에는 독립 기념일이란 것이 없으며, 당연히 기념일을 축하하는 행사도 없다.오스트레일리아는 영국의 큰 반대없이 자치권을 얻었고 영국과의 유대 관계를 완전히 끊지도 않았다.오스트레일리아는 지금도 영국연방Commonwealth of Nations에 속해 영국과 인연을 이어가며 영국의 군주를 오스트레일리아의 명목상 국가수반으로 인정한다.

(p.324)
이렇게 이민을 제한한 이유는 대체로 그 시대의 인종차별주의였지만, 오스트레일리아의 노동당이 값싼 노동력을 제공하는 이민을 제한함으로써 오스트레일리아 노동자의 고임금을 보호하려던 정책도 부분적 원인이었다.그렇다고 나는 오스트레일리아인이 유난한 인종차별주의자였다고 비방하고 싶지는 않다.그들도 세계 전역에 만연하던 인종차별적 시각을 공유한 것일 뿐이고, 그 시각을 인종 배척에 기초한 이민 정책에 반영하면서도 오스트레일리아의 낮은 인구밀도 때문에 영국인의 이민을 독려했다는 점에서 달랐다.당시 영국과 대륙의 유럽 국가들은 이민을 독려하거나 전혀 받아들이지 않았다.(p.332)
제2차 세계대전이 오스트레일리아에게 남긴 교훈은 두 가지였다.

첫째, 영국은 전혀 오스트레일리아를 지켜주지 못했다는 것이다.(중략) 둘째, 제2차 세계대전을 계기로 오스트레일리아는 두 전쟁에 모두 참전해 멀리 떨어진 유럽 무대에서 싸웠지만 정작 중대한 위협은 가까운 아시아에 있다는 걸 깨달았다.(p.341~342)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영국과 오스트레일리아의 유대 관계는 점점 느슨해졌다.’오스트레일리아 대륙의 충성스러운 영국인’이라는 자기 정체성에도 변화가 생겼고, 그 결과는 백호주의 정책의 해체로 이어졌다.(p.342~343)
1972년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노동당이 23년 만에 처음으로 정권을 잡고 고프 휘틀럼이 총리가 된 해였다.총리에 취임하고 19일 동안, 즉 새로운 내각을 구성하기도 전에 휘틀럼과 부총리는 선택적 변화를 추구하는 긴급 프로그램을 시행했다.현대사를 통틀어 신속성과 포괄성에서 그에 비견되는 사례는 거의 없었다.

(p.351)
결국 1980년대 말경에는 오스트레일리아의 인구의 거의 절반이 해외에서 태어난 이민자이거나 한쪽 부모가 해외에서 태어난 이민자였다.(중략) 1999년 오스트레일리아의 최고법원은 영국을 ‘외국’이라고 선언했다.(p.354)
오스트레일리아에서 핵심 가치의 재평가와 일련의 선택적 변화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1999년 오스트레일리아는 ‘국가수반으로서 영국 여왕을 포기하고 공화국으로 재탄생할 것인가?’라는 안건을 두고 국민투표를 실시했다.국민투표는 55% 대 45%로 부결되었지만 수십 년 전이었다면 45%라는 반대표는 고사하고 그런 국민투표 자체를 생각할 수도 없었을 것이다.(중략) 머지않아 오스트레일리아는 아시아계를 총리로 선택할 것이다.이런 변화가 진행되고 있는데 오스트레일리아가 영국 여왕을 국가수반으로 유지하고 통화에 여왕의 초상을 새기며, 영국 국기에 기초한 국기를 사용한다는 게 좀 이상하지 않은가? (p.360~361)
☆단상
19일 동안 가장 광범위하지만 일관성을 띤 변화를 겪은 국가라는 도입부 문장에서 어떻게? 왜? 라는 호기심을 끌어내며 뒷 부분을 매우 궁금하게 만들어 빠른 속도로 한 챕터를 읽어 나갈 수 있었다.영국의 식민지였다가 분리된(그렇게 먼데?) 나라 정도로만 알고 있었고 막연히 영국과 더 가까울 것이라는 선입견 때문에 월드컵이나 올림픽 에선전 아시아 조편성에 호주가 끼어 있는 걸 보며 의문을 가진적이 있었다.

왠지 유럽과 더 가까울 듯한 느낌인데 지리적으로 아시아랑 가까우니 지리적 조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끼워주나 보다 했었다.오스트레일리아 스스로도 그런 과정(심리적으로는 유럽이지만 지리적으로 아시아에 가까움을 깨닫는)을 거쳐 국가의 정체성을 아직도 찾아가는 중이라니 흥미롭기도 하고 다른 나라의 사정에 대해서는 참 아는게 없었구나 반성하게 되기도 한다.

대변동 함께 읽기 15~16일차 – 제3부 국가와 세계: 현재진행형인 위기들 8장 장래에 일본이 해결해야 할 과제는?
​☆발췌
현재 일본은 경제 규모가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국가이며, 중국에 추월당한 것도 최근의 일이다.일본은 세계 총생산량의 약 8%를 차지한다.(중략) 일본은 과도한 국내 부채로도 주목을 끌지만 세계에서 손꼽히는 채권국이기도 하다.또 일본은 세계에서 외환 보유고가 두 번째로 많고, 중국에 필적할 정도로 미국 국채를 많이 보유한 국가이다.(p.366~367)
낮은 이자율에도 나랏빚이 늘어나고 노령층과 은퇴자가 증가하는 현상은 이자 부담과 의료비, 사회보장비가 세수 중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는 뜻이다.

(중략) 또 국채는 주로 노령층이 보유하고 있다.노령층이 직접 국채를 매입하거나 국채에 투자한 연기금을 통해 연금을 받는 형식으로 투자했기 때문이다.

반면 젊은 층은 일을 하고 세금을 납부하면서도 과거의 나랏빚에 대한 이자를 궁극적으로 지불하고 있는 셈이다.따라서 노령층의 빚을 젊은 층이 떠안은 셈이므로 세대 간 갈등이 유발되고, 젊은 층은 미래를 저당 잡힌 것과 다를 바 없다.게다가 젊은 인구는 줄어드는 반면, 상대적인 노인 인구는 증가하기 때문에 그 저당도 확대되고 있다.(p.372)
현실 세계에서 일본 여성은 여전히 평등을 가로막는 사회적 장벽과 싸워야 한다.물론 여기에서 언급하는 장벽은 일본만이 아니라 다른 국가에도 존재하지만, 한국을 제외하면 어떤 부유한 산업국가보다 일본이 높다.

건강과 교육에서 성별 격차가 뚜렷하고, 노동과 정치에 참여하는 비율도 크게 차이 난다.

(p.373)
출산은 ‘합계 출산율total fertility rate’이란 말로 일컫기도 한다.합계 출산율은 보통 여성이 평생 출산할 수 있는 아기의 총수를 가리킨다.

세계 평균 합계 출산율은 2.5명이다.경제 규모가 큰 제1세계의 평균은 1.3~2.0명이다.미국을 예로 들면 1.9명이다.한편 일본은 1.27명에 불과해서 가장 낮은 편에 속한다.한국과 폴란드는 합계 출산율이 더 낮은 극소수 국가에 속한다.(p.377)
미국의 경우에는 전체 출산의 40%, 프랑스는 50%, 아이슬란드는 66%가 미혼모의 출산이다.그러나 일본에서는 미혼모의 출산이 전체 출산의 2%에 불과하기 때문에 이런 완충 효과가 없다.(p.378)
내가 보기에 일본은 인구가 줄어들더라도 가난해지기는 커녕 더 풍요로워질 듯하다.

그만큼 국내 자원과 수입해야 하는 자원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 것이기 때문이다.뒤에서 살펴보겠지만 자원의 압력은 현대 일본이 역사적으로 직면한 골칫거리 중 하나였고 지금도 마찬가지이다.게다가 일본인은 일본을 자원 빈곤국이라 여긴다.따라서 나는 일본의 인구 감소를 골칫거리가 아니라 커다란 이점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p.381)
일본에서 상당한 비율을 차지한 유일한 이민 집단은 제2차 세계대전 이전과 그 기간, 즉 한국이 일본 식민지이던 때 이주한 수백만 명의 한국인이다.하지만 그 한국인의 대다수는 강제 노역자로 끌려온 비자발적 이주자였다.예컨대 최초의 원자폭탄이 떨어진 히로시마에서 사망한 피해자의 10%가 그곳에서 일하던 한국인 노동자였다는 사실은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p.383~384)
하지만 일본의 딜레마는 다른 국가들이 이민을 통해 그럭저럭 완화하고 있는 문제로 골치를 앓으면서도 이민 외에 그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아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p.385)
따라서 침략자로서 일본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는 거의 혹은 전혀 언급하지 않고, 수백만의 다른 민족과 역시 수백만에 달하는 일본 군인과 민간인의 죽음에 대한 책임도 외면한 채 두 발의 원자폭탄으로 약 12만 명의 일본인이 죽었다며 일본을 피해자로 묘사하는 데 급급하며, 오히려 미국이 일본을 자극해 전쟁에 끌어들였다고 비난한다(공평하게 말하면 한국과 중국과 미국의 교과서도 제2차 세계대전을 자신들에게 유리하도록 편향된 시각에서 설명한다).(p.389)
나처럼 일본을 좋아하는 외부 사람에게도 해외 자연 자원을 지속 가능한 방향으로 사용하자는 제안에 반대하는 일본의 고집은 안타깝고 자기 파괴적인 행위로 여겨진다.해외 자연 자원을 장악하려는 시도는 과거에도 일본을 자기 파괴적 행동으로 몰아넣은 적이 있었다.일본이 중국, 미국과 영국, 오스트레일리아와 뉴질랜드, 네덜란드를 상대로 한꺼번에 전쟁을 벌인 때였다.당시 패배는 불가피했다.이번에도 패배할 것이 뻔하다.군사적 정복을 당한다는 뜻이 아니라, 재생 가능하거나 불가능한 해외 자연 자원 모두가 결국 고갈될 것이기 때문이다.(p.395)
내가 비관주의를 퍼뜨리려고 이 요인들을 구체적으로 밝히려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일본이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성공하려면 반드시 바꿔야 할 태도를 강조하는 것이다.첫 번째 장애물은 변화된 환경에는 더 이상 맞지 않는 전통적 핵심 가치이다.(중략) 두 번째 장애물은 제2차 세계대전과 당시의 잔혹 행위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지 않고, 자기 연민에 초점을 맞추며 일본을 피해국으로 해석하는 경향이다.(중략) 끝으로 몇몇 핵심 영역에서 정직하고 현실적인 자기평가가 부족한 것도 일본의 미래를 어둡게 하는 요인이다.

(p.397~398)
☆단상​
읽는 내내 일본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여성의 사회 진출, 낮은 출산율, 고령화 문제등은 당장 우리에게도 문제시 되고 있는 위기이고 더군다나 ‘한국을 제외하면’ 이라는 문구가 반복되며 일등은 한국임, 한국의 심각성도 일본 못지 않음이 거듭 강조가 되고 있어 얼굴이 화끈 달아오르기도 했다.장래에 일본이 해결해야 할 과제는 우리의 과제이기도 한 것 같다.일본의 미래를 어둡게 하는 요인으로 정직하고 현실적인 자기평가가 부족하다고 하는데 우리도 이를 거울삼아 혐오를 조장하지 않는 이민정책, 아이를 낳아 기르고 싶은 마음이 들도록 지원해 주는 정책, 미혼모가 출산을 하더라도 양육에 문제가 되지 않는 환경, 경력 단절녀의 원할한 재취업 환경조성 등 저출산 문제, 고령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들(여성을 아이낳는 기계 취급하는 허무 맹랑한 정책이 아닌)​이 만들어지기를 바란다.

대변동 함께 읽기 17~18일차 – 9장 장래에 미국이 해결해야 할 과제는? 강점과 중대한 문제
​☆발췌
많은 미국인은 중국이 경제적으로나 군사적으로 미국을 앞서는 것은 시간문제에 불과하다고 여긴다.21세기가 아시아의 세기, 특히 중국의 세기가 될 것이라는 주장이 귀가 따갑도록 들리는 것도 사실이다.(p.402)
미국은 자원이 풍부해서 식량과 대부분의 원자재를 자급자족 할 수 있고, 면적이 넓은 데다 인구밀도가 일본의 10분의 1도 안 되기 때문이다.

(중략) 1인당으로 계산하는 모든 기준에서 미국은 인구가 많은 모든 경제 대국을 압도적인 차이로 앞선다.(중략) 미국은 세계 최대의 경제 대국이기 때문에 세계 최대의 군사력을 보유할 수 있다.

병력 수는 중국이 훨씬 더 많지만 미국은 군사 과학 기술과 전함에 꾸준히 투자한 까닭에 그 부족을 상쇄하고도 남는다.(p.404~406)
지리적 조건에서 미국은 기막힌 옥토를 신에게 선물 받은 행운의 국가이다.(중략) 따라서 고위도에서 생성된 빙하가 진퇴를 거듭하며 비옥한 토양을 만들어낸 효과는 북아메리카에서 가장 극대화되었다.

(중략) 미국의 또 다른 지리적 이점은 내륙과 해안에 형성된 수로이다.

(p.406~409)
미국은 실질적으로 침략하기 힘든 땅이다.실제로 미국은 독립 이후 침략을 받은 적이 없다.(p.412)
가장 큰 정치적 이점이라면 독립한 이후 230년 동안 민주주의를 중단 없이 통치 원리로 삼았다는 것이다.(p.413)
그러나 이러한 정치적 타협이 1990년대 중반 이후, 특히 2005년경부터 점점 악화되고 있다.두 거대 정당 사이에서는 물론이고 각 정당의 온건파와 급진파 사이에서도 타협이 결렬되는 경우가 잦다.특히 공화당에서 그런 형상이 눈에 띈다.

(p.425)
하지만 미국 정치의 양극화 현상에 대한 앞의 세 이론-정치가금 모금, 국내 항공 산업의 발전, 게리맨더링-은 정치 집단의 양극화를 설명하려는 시도에 불과하다.미국의 양극화는 정치 집단을 넘어 폭넓게 만연한 현상이다.

미국 전체가 양극화하고 정치적 타협이 불가능해지는 듯하다.(p.431)
따라서 나는 현재의 관심사와 생각에 집중해 채널을 선택하며, 다른 주제와 달갑지 않은 견해에는 아예 담을 쌓을 수 있다.그 결과, 나는 내가 선호하는 ‘정치적 틈새’에 파묻히고 나만의 ‘사실’에 집착하며 내가 예부터 선호하던 정당에 계속 투표한다.따라서 다른 사람들이 상대 정당을 지지하는 이유를 알지 못하고, 내가 선택한 의원이 나와 다른 의견을 가진 의원들과 타협하지 않기를 바란다.(p.433)
하지만 양극화 현상은 훨씬 광범위하다.

정치권뿐 아니라 삶의 많은 영역에서 양극화와 편협성과 욕설이 눈에 띄게 증가하는 추세이다.(p.434)
미국인의 삶에서 이 모든 영역은 최근에 폭넓게 논의되는 현상-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의 쇠퇴-의 면면이다.정치학자 로버트 퍼트넘이 《나 홀로 볼링》에서 정의했듯 “사회적 자본은 개인의 관계, 즉 사회적 네트워크와 그로부터 발생하는 호혜성과 신뢰성의 규범을 가리키는 말이다.이런 의미에서 사회적 자본은 몇몇 사람이 ‘시민적 품성civil virtue’이라 부르던 것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p.435)
비대면 커뮤니케이션은 미국에서만 폭발한 것이 아니라 범세계적 현상, 특히 부유한 국가에서 눈에 띄는 현상이기 때문이다.(중략) 하나는 전자 통신을 비롯해 많은 테크놀로지 혁신이 20세기에 미국에서 처음 시작된 후 기기 자체와 그 영향까지 다른 부유한 국가로 전해졌다는 것이다.

이렇게 추론하면 정치적 타협의 결렬도 미국에서 처음 나타난 것일 뿐 영원히 미국만의 현상은 아닐 것이다.(p.439)
다른 하나는 과거에도 이미 그랬듯이 미국에서는 여러 이유로 현대 테크놀로지의 비인격화에 반대하는 사회적 자본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것이다.(중략) 또 유럽과 일본은 공동체를 강조하는 반면, 미국은 예부터 개인을 줄곧 강조해왔다.(p.439)
이런 이유에서 나는 정치의 양극화를 현재 미국이 당면한 가장 위험한 문제라고 생각한다.미국의 정치 지도자들이 상대적으로 집착하는 중국이나 멕시코와의 경쟁보다 훨씬 더 위험하다.중국이나 멕시코가 미국을 파괴할 가능성은 없다.미국을 파괴할 수 있는 존재는 미국인뿐이다.

(p.441)
☆단상
정치 단체 간의 타협이 잘 이루어 지지 않는 문제나 사회적 양극화 문제는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닌 문제들이다.저자는 그 원인으로 비대면 커뮤니케이션의 증가를 들었는데 나 역시 북적이며 사람들 만나는 것보단 인터넷으로 소통하는 일이 부쩍 많아졌고 그러다 보니 비슷한 견해를 표현한 의견들만 주로 보게되는 ‘정치적 틈새’에 빠지게 되는 것 같다.코로나19 사태가 잠잠해지면 사람을 만나고 눈을 보며 대화를 주고 받고 서로의 체온을 느끼는 만남의 기회를 더 늘려보아야 겠다.

대변동 함께 읽기 19~20일차 – 9장 장래에 미국이 해결해야 할 과제는? 세가지 ‘다른’ 문제
​☆발췌
선거는 민주주의이 본질이다.민주 정부를 명시하는 헌법이나 법률은 없지만 국민이 투표하지 않거나 투표할 수 없다면 그런 국가는 민주주의라고 불릴 자격이 없다.

이 기준에 따르면 미국은 민주주의라고 불릴 자격이 절반밖에 되지 않는다.투표권이 있는 미국 시민 중 거의 절반은 가장 중요한 선출직, 즉 대통령 선거에도 투표하지 않는다.(p.444)
미국에는 투표 연령을 넘긴 모든 시민이 유권자로 등록하는 걸 가로막은 오랜 역사가 있었다.가장 큰 집단이 여성이었는데 여성은 1919년에야 투표권을 얻었다.다른 집단, 특히 아프리카계 미국인을 비롯한 다른 소수 집단과 이민자 집단은 인두세, 영어 해독 시험, 조부 조항grandfather clause 등의 이유로 유권자로 등록할 수 없었다.(p.446)
미국에서 빈부 격차가 점점 커지는 이유는 정부 정책과 미국인의 사고방식이 복합된 결과이다.

(p.453)
요약하면 무일푼에서 부자가 될 수 있다는 미국인의 믿음은 신화에 불과하다는 것이다.(중략) 부자인 부모가 더 많은 교육을 받고, 따라서 자녀 교육에도 더 많은 돈을 투자하며 자녀에게 경력 관리에 더 유익한 지인을 소개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p.455)
‘절대적인’ 연구 개발비에서도 미국은 세계 1위이다.

하지만 ‘상대적인’ 연구 개발비, 즉 연구 개발에 투자하는 비용이 국내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율로는 이스라엘과 한국, 일본이 미국보다 더 높다.미래에 대한 미국의 투자를 낙관적으로 볼 만한 요소를 몽땅 지워버리는 비관적 이유가 하나 있다.미국 정부가 공공의 목적을 위해 투자하는 돈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p.460~461)
그 결과, 미국은 과학과 테크놀로지 및 고급 노동 인력에 기초한 과거의 경쟁 우위를 상실하고 있다.

적어도 세 가지 추세에 이런 쇠퇴가 가속화되고 있다.첫째는 교육에 투자하는 비용의 감소이고, 둘째는 교육비에서 얻는 결과의 감소이며, 셋째는 미국인이 받는 교육의 질이 천양지차라는 현실이다.(p.462)
달리 말하면 미국 정부가 대다수 미국인의 미래를 위한 투자에 인색하다는 뜻이다.미국은 부유한 민주국가 중 인구수가 압도적으로 많지만, 그 인구의 대부분은 미국 경제를 끌어가는 엔진이라 할 수 있는 기능과 기량을 키우는 적절한 훈련을 받지 못하고 있다.그러나 미국의 경쟁국인 한국과 독일, 일본과 핀란드 같은 국가는 모든 학생을 위한 교육에 투자한다.(p.464)
앞으로 미국은 어떻게 될까? 미국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미국이 기본적으로 누리는 이점이 막대하다는 사실은 미국이 자초하고 있는 문제를 현명하게 해결하면 미국의 미래가 고거만큼 밝을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미국은 현재 그 이점을 헛되이 낭비하고 있다.(p.473)
☆단상
미국의 선거 제도가 특이하다는 건 어렴풋이 들었지만 유권자 등록이라는 제도로 인해 실질 투표율이 낮아 질 수 밖에 없다는 내용은 충격적이었다.우리처럼 특정 연령만 되면 자동으로 부여되는 투표권이 아니라 유권자가 스스로 시간과 노력을 들여 등록을 해야만 가능한 투표라니, (궁금해서 검색해 본 결과) 그것도 일부 주의 경우 등록할 때 지지 정당 조사에 응해야만 하는 곳도 있다고 하니 이쯤되면 미국이 왜 민주주의의 표상인지도 이해할 수가 없을 지경이다.교육면에서 경쟁국 또는 비교국으로 한국이 여러번 등장하는 것도 놀라웠는데 미국에서 교육 혹은 국민의 미래에 투자할 여력이 없을 만큼 많은 세금이 지출되는 분야 중 교도소가 있다는 것도 충격적이었다.

범죄자를 돌보느라(?) 자국의 미래에 투자할 재정이 부족하다는 것이 아이러니했다.저자는 미국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미국의 미래는 달라질 것이라고 했다.비단 미국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저자가 제기한 여러 문제점들은 우리라고해서 피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여지지 않는 문제들이 대다수였다.

변화의 속도가 전 세계적으로 거의 비슷한 요즘의 위기는 강 건너 불구경인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변동 함께 읽기 21~22일차 – 10장 장래에 세계가 해결해야 할 과제는?
​☆발췌
나는 전 세계를 위협할 가능성이 있는 네 가지 유형의 문제를 지적해보려 한다.중요성보다 시각적 충격의 순서로 나열하면 (1) 핵무기 폭발, (2) 기후변화, (3) 세계적 자원 고갈, (4) 세계적 차원의 생활 수준 불평등이다.(p.475)
국가권력과 테러 집단이 결국 핵폭탄을 터뜨리게 되는 파국으로 이어질 네 가지 유형의 시나리오를 생각해볼 수 있다.처음 세 경우는 국가권력(정부)에 의한 폭발이고, 마지막 하나는 테러 집단에 의한 폭발이다.(p.478)
냉전이 끝난 까닭에 많은 사람이 러시아와 미국 간 핵전쟁 위험도 줄어들거나 사라졌다고 순진하게 생각했을 수 있지만, 실제 결과는 역설적으로 정반대였다.오히려 핵전쟁의 위험은 쿠바 미사일 위기 이후로 어느 때보다 높다.그 이유가 무엇일까? 러시아와 미국의 관계와 대화가 악화일로에 있기 때문이다.악화하는 이유는 부분적으로는 푸틴 러시아 대통력의 최근 정책 때문이며, 부분적으로는 미국의 현명하지 못한 정책 때문이다.

(p.483)
물론 네 가지 유형의 시나리오 중 확률이 가장 높은 경우는 테러리스트가 제조하기 쉬운 더러운 폭탄이나 핵폭탄을 사용할 가능성이다.더러운 폭탄으로는 소수의 사람만이 사망하고 핵폭탄은 히로시마급이어도 10만 명이 사망하겠지만, 두 폭탄 모두 사망자 수를 무색하게 만드는 치명적 영향을 남길 것이다.

한편 수억 명의 목숨을 곧바로 앗아가고 결국 대부분의 인류를 죽음의 늪에 몰아넣을 처음 세 시나리오는 확률이 낮지만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p.485)
기후변화는 주로 인간 활동에서 비롯되는 것이다.따라서 인간 활동을 줄이면 기후변화를 줄일 수 있다.인간 활동을 줄이자는 것은 화석연료를 덜 태우고 풍력과 태양광과 원자력 같은 재생 가능한 에너지를 더 많이 사용하자는 뜻이다.(p.492)
앞에서 언급했듯 화석연료는 나중에야 어떻게 되든 ‘표면적으로는’ 비용이 적게 든다.(중략) 그러나 화석연료는 많은 피해를 남긴다.

그 피해를 복구하는 비용을 석유 회사에 부과하면 석유 가격이 급격히 상승할 것이다.화석연료를 태울 때 야기되는 즉각적인 피해는 공기 오염이다.(중략) 화석연료에서 비롯되는 다른 피해로는 기후변화가 있고, 기후변화는 다시 엄청난 피해-농산물 생산이 감소하고 해수면이 상승하며, 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피해를 막으려면 막대한 비용을 투자해 장벽을 쌓아야 하고 홍수와 가뭄이 잦아진다-를 야기한다.(p.495~496)
우리가 값싸고 어떤 문제도 야기하지 않는 에너지를 만드는 방법을 찾아낸다면 사막거북을 멸절로 내몰지 않고 새와 박쥐를 죽이지도 않을 것이며, 풍광을 망치지도 않고 어류의 회유를 방해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앞에서 말했듯 화석연료는 기후변화와 호흡기 질환을 야기하고 석유와 석탄의 채굴 과정에서도 문제가 발생한다.

결국 우리는 좋은 해결책과 나쁜 해결책을 두고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처한 것이 아니므로 “나쁜 대체에너지 중 어느 것이 가장 덜 나쁜가?”라고 물어야 한다.(p.498)
요컨대 현 세계는 재생 가능한 소중한 생물학적 자원의 대부분을 잘못 관리하고 있다.(p.504)
세계화로 야기되는 생활수준의 격차가 더 이상 옹호할 수 없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그 결과로 나타난 많은 현상 중 세 가지가 눈에 띈다.첫째는 가난한 국가에서 부유한 국가로 새로운 질병이 전이 및 확산되는 현상이다.

(중략) 가난한 국가의 많은 주민은 다른 세계에 안락하고 편안한 삶의 방식이 있다는 걸 알자 좌절하며 분노했다.그리하여 일부는 테러리스트가 되고, 테러리스트가 되지 않은 다수는 테러리스트를 용인하고 지지한다.

(중략) 세 번째 현상은 지금까지 적게 소비하던 사람들도 소비율이 높은 생활 방식을 원하게 되었다는 것이다.(p.510~511)
그러나 세계 자원의 잔인한 현실도 타협의 대상이 아니다.세계 자원의 잔인한 현실을 고려하면 미국식 생활 방식도 바뀌어야 한다.미국이 어떤 식으로 결정하든 상관없다.

세계가 현재의 소비량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에 미국도 현재의 소비량을 희생해야 한다.(p.513)
요컨대 우리 생전에 제1세계의 1인당 소비량이 지금보다 낮아져야 한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 결과에 우리가 선택한 계획대로 도달할 것인가, 아니면 우리가 선택하지 않은 불편한 방법으로 도달할 것인가?’라는 문제만이 남는다.또 우리 생전에 많은 개발도상국가의 1인당 소비량이 제1세계 소비량의 32분의 1을 훌쩍 넘어 지금보다 낮아진 제1세계의 소비량에 거의 근접하리란 것도 분명하다.이런 추세는 바람직한 목표이지 우리가 완강히 반대해야 할 끔찍한 미래는 아니다.우리는 이런 목표를 향해 상당한 진전을 이루었지만 정작 부족한 중요한 요인은 정치적 의지이다.(p.514)
세계화는 문제를 야기하기도 하지만 문제를 쉽게 해결하도록 해주기도 한다.오늘날 세계화가 뜻하는 불길한 현상 중 하나는 국제화한 자원 경쟁, 오염 물질과 대기 가스, 질병, 인구 이동 등 많은 문제가 세계 곳곳에서 확산하는 것이다.

그러나 세계화에는 고무적인 측면도 있다.

방금 언급한 세계적인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도움을 주는 요인이 세계화 덕분에 신속히 확산된다는 것이다.예컨대 정보 통신의 발달로 기후변화에 대한 인식이 보편화되었고, 소수의 언어가 세계어로 통용되면서 커뮤니케이션이 쉬워졌으며, 또 다른 지역에서 검증된 해결책과 조건이 널리 알려지기도 했다.따라서 세계가 상호 의존적이어서 더 강하게 결속할 수도 있고 함께 무너질 수도 있다는 인식 또한 적지 않다.

(p.520)
☆단상
‘세계화는 문제를 야기하기도 하지만 문제를 쉽게 해결하도록 해주기도 한다.’ 는 문장에서 희망을 보게 된다.정작 부족한 중요 요인인 ‘정치적 의지’ 에서 대부분의 인구와 권력과 소비량을 차지하고 있는 제1세계의 정부들이 자국만을 위하는 방향이 아니라 공동의 약속을 잘 만들고 이행해 준다면 희망을 품어도 되는 것 아닐까? 세계 공용어가 된 소수의 언어로 말해보자면 ‘Always look on the bright side of life!’ 잭 니콜슨이 강박증 환자로 나왔던 옛날 영화 삽입곡이 문득 떠올랐다.

대변동 함께 읽기 23~24일차 – 에필로그 ; 교훈과 남는 의문 그리고 미래 전망
​☆발췌
<예측 요인>
1.위기의 인정
개인도 위기를 간단히 ‘그렇다, 아니다’로 인정할 수 없는 경우가 적지 않다.적어도 세 경우로 나뉜다.

처음에는 위기를 부정하거나 문제의 일부만 인정하고 문제의 심각성을 대단치 않게 생각하지만 결국에는 ‘살려달라고 애걸복걸할 수 있다’.바로 그때가 위기를 실제로 인정하는 순간이다.국가의 위기도 똑같이 세 유형으로 부정할 수 있지만 문제를 복잡하게 만드는 또 하나의 요인이 있다.국가를 구성하는 국민은 다양한 집단으로 분류되고 많은 추종자를 거느린 소수의 지도자가 있는데, 그 집단 및 지도자와 추종자가 위기를 얼마나 인정하는지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p.523)
2.책임을 수용하라! 자신을 피해자로 여기는 자기 연민을 중단하고 남을 탓하지 마라!
3.울타리 세우기와 선택적 변화
4.다른 국가로부터의 지원
5.

본보기로 삼을 만한 다른 국가의 사례
‘미국 예외주의’라는 믿음이 ‘미국은 캐나다와 서유럽 국가로 부터 배울 것이 없다’는 믿음으로 폭넓게 변형되었기 때문이다.의료 관리, 교육과 이민, 교정 제도, 노인의 안전 등 모든 나라에서 제기되는 쟁점에 대해 각국이 찾아낸 해결책에서도 미국은 교훈을 얻으려 하지 않는다.대부분의 미국인이 미국식 해결책에 불만스러워하지만 캐나다와 서유럽 국가의 해법에서 배우려 하지 않는다.(p.531)
6.국가 정체성
과거를 정확히 알 수 있는가, 역사에는 필연적으로 다수의 해석이 있을 수밖에 없는가, 모든 대안적 해석에는 동일한 가치를 부여해야 하는가에 대한 논의는 역사학자의 몫이다.

이런 의문에 대한 대답이 무엇이든 간에 국가 정체성은 정치적 목적에서 국가의 신화로 강화된다.아울러 국가 정체성은 모든 국가에 중요하며 이를 뒷받침하는 신화는 역사적 근간에 따라 달라진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p.535)
7.정직한 자기평가
국가가 정직하게 자기평가를 하느냐 않느냐는 강력한 지도자 혹은 독재자의 영향을 받는다.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지도자가 자신을 정직하게 평가하느냐 안 하느냐에 따라 국가도 똑같은 방향으로 따라가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p.536)
8.역사적으로 과거에 경험한 국가적 위기
9.국가의 실패와 인내심
개인의 문제이든 국가의 문제이든 위기 자체가 복잡한 까닭에 효과적인 해결책을 찾아내기 전에 일련의 가능한 해법을 시도해야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따라서 인내심이 필요하고 불만과 모호함과 실패를 용납할 수 있어야 한다.(p.540)
10.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하는 국가 능력
따라서 사회학자들이 어떤 국가를 획일적으로 유연하다거나 경직적이라고 일반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게 내 생각이다.오히려 그 국가가 하나하나의 기준에 따라 유연한가, 경직적인가를 분류하는 게 더 나은 듯하다.이 문제는 앞으로 꾸준히 연구해나가야 할 과제이다.(p.543)
11.국가의 핵심 가치
국가의 경우에도 과거의 핵심 가치가 현재에는 부적절할 수 있다.

그렇게 시대에 뒤떨어진 핵심 가치에 집착하면 국가에 필요한 선택적 변화를 시도하기도 쉽지 않다.(p.545)
12.지정학적 제약으로부터의 자유
<위기는 필요한가?>
우리는 개인으로서 현재의 문제 혹은 예상되는 문제를 해결하려고 끊임없이 행동한다.또 향후에 직면할 지 모를 새로운 문제를 예측하고, 그 문제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려고 노력한다.

개인의 경우에 그렇듯이 국가의 경우에도 타성과 저항을 극복해야 한다.

서서히 밀려오는 문제, 또 향후에 닥칠지 모를 중대하고 심각한 문제보다 갑자기 닥친 심각한 문제에 더 놀라고 자극받는 것은 사실이다.(p.551)
<역사에서 지도자의 역할>
역사의 흐름은 위대한 지도자의 정책이나 결정보다 많은 세부 항목에 따라 달라진다는 견해가 요즘의 역사학계에서는 대세를 이룬다.역사학자들의 일반적 주장에 따르면, 지도자는 국민이 이미 마음속으로 생각하는 견해를 반영한 정책을 추진하는 경우에만 영향력이 있는 듯하다.

(중략) 이에 대한 논쟁은 아직도 결론이 나지 않았다.역사학자는 경험적 증거를 평가하는 유효한 방법론보다 원칙에 근거한 선험적이고 일반적인 견해를 품고, 그 견해를 개별적 사례 연구에 적용하는 경향을 띤다.(중략) 지도자 역할에 대한 문제는 일화적 이야기와 개별적 사례 연구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이다.(p.553)
따라서 존스와 올켄의 연구는 “지도자는 ‘때때로’ 차이를 만들어낸다”라는 일반적 결론을 재확인해줄 뿐이다.

그 차이는 지도자의 유형에 따라 달라지고 어떤 영향을 조사하느냐에 따라서도 달라진다.(p.555)
<미래를 위한 교훈>
이 책에서 다룬 일곱 국가가 보여준 위기에 대한 대응에서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허무주의적으로 대답하면 “아무것도 없다!” 하기야 많은 역사학자가 말하듯 역사의 흐름은 너무 복잡하고, 그 결과는 너무도 많은 독립변수와 예측할 수 없는 변화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우리는 과거로부터 어떤 것도 배울 수 없다.(p.562)
내가 비관주의자의 푸념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또 희망을 포기하지 않고, 역사에 대해 꾸준히 글을 쓰는 것은 이 때문이다.우리에게는 선택권이 있다.역사에서 교훈을 얻는 방향을 선택하는 편이 더 낫다.위기는 과거에도 국가를 곤경에 빠뜨렸고,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현대 국가와 현 세계는 앞으로 위기에 대응하려고 어둠 속에서 헤맬 필요가 없을 것이다.과거에 효과를 발휘한 변화와 그렇지 않았던 변화가 올바른 방향을 제시해줄 것이기 때문이다.

(p.568)
☆단상
‘우리에게는 선택권이 있다.’ 유발 하라리 인류 시리즈의 마지막에도 하고자 했던 이야기는 비슷했던 것 같다.과거의 위기를 보고 준비를 하든, 미래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 조금은 비관적으로 예측해 보든 저자들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같은 맥락이다.선택권도 있고, 세계사에서 지금까지 없었던 문해력을 갖춘 (훌륭한) 독자들인 만큼 세상에 대한 다양한 견해를 들려주는 이런 책들을 읽고 각국의 지도자들에게 좋은 영향을 끼치는 시민들이 되길

<온토>
대변동 (재러드 다이아몬드 저, 문학사상사 , 2016)
■ 자유논제
1.<대변동> 은 ‘위기, 선택, 변화’라는 주제로 ‘무엇을 선택하고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를 일곱 국가의 과거의 위기와 현재를 통해 살펴보고 있습니다.

더불어 위기 해결에 영향을 주는 12가지 요인을 각 나라별로 분석하면서, “변화를 요구하는 내, 외적 압력에 성공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선택적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여러분은 이 작품을 어떻게 읽으셨나요? 1점부터 5점까지 별점과 소감을 나눠봅시다.
별점 (1-5점)
<4점, 소감 : 한 번도 책에 대해 별점을 매겨본 적이 없지만 나에게 대부분의 책은 나쁜게 없었기 때문에 낮은 점수를 줄 수가 없다.책은 다 좋은걸...근데 총균쇠 보단 대변동이 좀 더 재미있었다. 총균쇠는 대륙별로 같은 패턴이 너무 많이 반복된다는 느낌…>

2.이 책에서 인상 깊은 부분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가장 인상 깊게 다가온 나라가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

<발췌 : p.113 핀란드 외교정책의 기본 과제는 핀란드의 지정학적 환경을 지배하는 이해관계에 핀란드의 실존을 맞추는 것이다.(...) 핀란드 외교정책은 예방 외교이다.예방 외교의 과제는 위험이 코앞에 닥치기 전에 미리 감지해서 그 위험을 피하는 데 도움이 되는 조치를 취하는 것이다. 가급적이면 눈에 띄지 않게! 발췌 이유 : 서구와의 관계를 꾸준히 개선하면서도 소련의 신뢰를 얻는 외줄 타기를 하는 핀란드의 외교 방식이 강대국에 둘러 싸여 정작 당사자인 한반도의 통일 문제 조차 다른 나라의 눈치를 보아야 하는 우리나라의 환경을 생각해 보니 핀란드와 같은 외교정책을 참조해 볼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3.책에 따르면 “칠레는 옛 군사정부의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을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도덕적 딜레마로 아직도 씨름하고 있다”고 합니다.그것은 “경제적 성과로 잔혹한 범죄를 상쇄할 수 있느냐의 딜레마”(p.212)라고 덧붙이는데요.칠레는 1989년 국민투표에서 군사정부의 부정적인 면과 긍정적인 면을 비교할 기회가 주어졌을 때도 “비야 그리말리 박물관에 전시된 끔찍한 행위에도 42%의 국민이 피노체트의 임기 연장을 찬성했다”(p.213)고 합니다.

여러분은 이런 칠레 국민들의 선택에 대해 어떻게 보셨나요?

“칠레는 옛 군사정부의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을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도덕적 딜레마로 아직도 씨름하고 있다.특히 경제적 성과로 잔혹한 범죄를 상쇄할 수 있느냐는 딜레마로, 결코 쉽게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이다.물론 경제적 성과와 잔혹한 범죄를 어떻게 비교할 수 있느냐, 군사 정부가 끔찍한 짓만이 아니라 유익한 유산도 남겼다는 걸 어떻게 인정할 수 있느냐 하고 단순히 반박할 수 있을 것이다.그러나 칠레 국민은 1989년의 국민 투표에서 군사정부의 부정적인 면과 긍정적인 면을 비교해서 평가할 기회가 있었다.(p.212) 비야 그리말리 박물관에 전시된 끔찍한 행위에도 42%의 국민이 피노체트의 임기 연장을 찬성했다.”(p.213)

<먹고 사는 문제만 해결해 준다면 무슨 일이 생겨도 괜찮다고 생각하던 시절이 우리도 있었다고 생각한다.우린 그런 시절을 겪지 않고 성장했지만 우리 부모 세대들은 경제 발전이라는 명분하에 흔히 깡패 혹은 범죄자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을 삼청교육대에 보내 인권유린이 자행되어도 당연하다고, 개인의 자유쯤(?) 박탈 당해도 된다고 믿던 시절이 있었다.우리도 세대교체로 박정희, 전두환 시절을 찬양하는 사람보다는 비판하는 사람이 더 많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일베등의 친구들 때문에 가끔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우리도 투표를 한다면 결과가 어떨지 확신은 못하지만 더 높은 비율로 그들을 부정적으로 평가할 듯 싶다.칠레도 1989년에서 30년이나 지났으니 지금 다시 투표를 한다면 다른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4.

저자는 장래에 일본이 해결해야 할 문제 중 일본의 고령화와 인구감소를 이야기합니다.그는 “일본만이 출산율이 떨어지고 인구가 고령화하는 까닭에 연금제도와 사회보장제도에 대한 부담이 증가하는 국가는 아니”(p.382)지만 일본에서만 그런 문제가 극단적으로 나타나는 요인으로 “무척 제한적인 이민 정책”을 들고 있습니다.책에 따르면 “미국과 캐나다, 오스트레일리아와 서유럽도 일본처럼 출산율이 떨어지고 현지인이 고령화되고 있지만, 그 국가들은 다수의 젊은 이주 노동자를 허용함으로써 인구구조의 변화에 따른 문제를 최소화하고 있다”(p.385)고 하는데요.여러분은 저자의 이런 시각을 어떻게 읽으셨나요?

“일본만이 출산율이 떨어지고 인구가 고령화하는 까닭게 연금제도와 사회보장제도에 대한 부담이 증가하는 국가는 아니라고 반박할 사람도 있을 것이다.

물론 다른 선진국에서도 똑같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지만, 일본에서만 그런 문제가 극단적으로 나타난다.” (p.382)
“그 답은 일본에서 아직 폭넓게 인정되지 않는 세 가지 문제 중 하나, 즉 무척 제한적인 이민정책과 관계있다.”(p.383)
“일본이 당면한 가장 큰 문제는 앞에서 다룬 일련의 문제들과 관계가 있다.(중략)미국과 캐나다, 오스트레일리아와 서유럽도 일본처럼 출산율이 떨어지고 현지인이 고령화되고 있지만, 그 국가들은 다수의 젊은 이주 노동자를 허용함으로써 인구구조의 변화에 따른 문제를 최소화하고 있다.”(p.385)

<호주나 캐나다 등지로 기술이민을 가는 우리나라 사람들을 많이 봤다. ‘그래서 나는 한국을 떠났다’라는 책에도 가진 재주로 한국을 떠나 외국에서 살고 있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고…호주나 캐나다등은 땅덩어리가 넓은데 기술인력은 부족하고 그들을 끌어들여 인적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으니 그런 정책이 있을 것이다.일본도 그런 정책을 펴면 좋을 것 같은데…개인적인 생각일 뿐…우리나라는 인재가 넘쳐서(?) 인적자원을 수출하는 나라인듯도 싶고… 내가 아는 사람만 해도 기술이민으로 캐나다, 미국으로 떠난 사람이 몇인지….>

5.

저자는 미국 사회의 전반적인 정치적 양극화에 대해 말할 때 흔히 제시하는 설명은‘틈새 정보’라고 말합니다.

“요즘은 뉴스를 전문으로 다루는 웹싸이트와 케이블 텔레비전, 페이스북의 부상했고, 주간 시사 잡지는 쇠락했다”(p.432)고 합니다.그는 여러 가입자들이 선택해서 볼 수 있는 채널의 다양화로 인해“현재의 관심사와 생각에 집중해 채널을 선택하며, 다른 주제와 달갑지 않은 견해에는 아예 담을 쌓을 수 있”으며 그 결과 “내가 선호하는 ‘정치적 틈새’에 파묻히고, 나만의 ‘사실’집착하”(p.433)게 된다고 말하는데요.여러분은 이런 저자의 견해를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미국 사회의 전반적인 정치적 양극화에 대해 말할 때 흔히 제시하는 설명은 ‘틈새 정보’이다.(중략) 그 후로 오랫동안 미국인은 세 곳의 거대 텔레비전 방송국과 세 곳의 주요 시사 주간지및 신문을 통해 뉴스를 얻었다.그 뉴스 매체 중 어떤 곳도 보수적이거나 진보적인 색채를 뚜렷이 드러내지 않았고 정보를 편향되게 전달하지도 않았다.” (p.432)
“가령 내가 매달 납부하는 케이블 텔레비전청구서를 보면 477개 채널을 선택할 수 있다.

(중략) 따라서 나는 현재의 관심사와 생각에 집중해 채널을 선택하며, 다른 주제와 달갑지 않은 견해에는 아예 담을 쌓을 수 있다.그 결과 , 나는 내가 선호하는 ‘정치적 틈새’에 파묻히고 나만의 ‘사실’에 집착하며 내가 예부터 선호하던 정당에 계속 투표한다.” (p.433)

<잘 사용하지 않던 페이스북을 총선 전후로 열심히 사용했더니 확실하게 느껴지던 정치적 틈새정보, 페이스북의 알고리즘은 끝없이 나와 유사한 성향, 비슷한 견해를 가진 기사와 내용을 추천해주더라.티비 또한 기존 공중파를 멀리한지 오래되었고, 매일 티비조선만 틀어주는 동네 식당과 MBN만 보는 우리 아부지 등 틈새정보에 파묻힌 사람들은 미국에만 있는 건 아니것 같다.다른 소리에 귀를 열고 듣는 방법을 연습할 수 있을까? 나와 다른 견해가 귀에 들어오긴 할까 의문이다.>

■ 선택논제
1.

책에 따르면 “미국에서 빈부 격차가 점점 커지는 이유는 정부 정책과 미국인의 사고방식이 복합된 결과”라고 합니다.저자는 다른 주요 민주국가에 비해 “ 사회보장제도에 따른 이전 소득, 저소득층을 위한 교환권과 보조금 같은 지출도 미국이 다른 주요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다”(p.453)고 말합니다.또 하나“ 미국인은 ”미국이 능력을 중시하는 국가“라고 굳게 믿고 있다”고 봅니다.저자는 “ 능력이 있으면 얼마든지 성공하고 보상받을 수 있는 사회가 미국이라는 게 미국 국민의 믿음”(p.454)이라고 합니다.

여러분은 미국의 불평등이 심화되는 요인 중 어느 쪽이 더 큰 영향을 발휘한다고 생각하시나요?

“미국에서 빈부 격차가 점점 커지는 이유는 정부 정책과 미국인의 사고방식이 복합된 결과이다.먼저 정부 정책에 대해 살펴보자.미국에서 ‘재분배’즉 정부 정책을 통해 부유한 계층에서 가난한 계층으로 실질적으로 이전하는 돈은 다른 주요 민주 국가에 비해 적다.예컨대 소득세율, 사회보장제도에 따른 이전 소득, 저소득층을 위한 교환권과 보조금 같은 지출도 미국이 다른 주요 민주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다.” (p.453)
“경제적 불평등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또 다른 쟁점은 사회경제적 신분이동, 즉 개인이 경제적 불평등을 극복하고 가난한 사람이 부유해질 수 있는 가능성이다.

다른 주요 민주 국가의 국민보다 미국인은 ‘미국이 능력을 중시하는 국가’라고 굳게 믿는다.따라서 능력이 있으면 얼마든지 성공하고 보상받을 수 있는 사회가 미국이라는 게 미국국민의 믿음이다.” (p.454)
-정부정책
-미국인의 믿음
<부유한 계층에서 가난한 계층으로 돈이 이전하지 못하도록 하는 정부정책이 더 문제 일듯, 정책을 만드는 그들도 부유한 계층이지 않을까?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고위직이 우리보다 더 많을 것 같은데 왜 그런걸까?>

2.저자는 전 세계를 위협할 가능성이 있는 네 가지 유형의 문제를 ‘핵무기폭발, 기후변화, 세계적 자원 고갈, 세계적 차원의 생활수준 불평등’에서 찾고 있습니다.그는 핵무기, 기후변화, 화석연료, 대체 에너지원, 다른 자연자원, 불평등의 위기에 처한 세계의 상황들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우리에게 당면한 네 가지 유형의 문제 중 어느 것이 가장 우선시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기후변화와 불평등
-핵무기
-기후변화
-세계적 자원고갈
-세계적 차원의 생활불평등.

Share: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