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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를 잡(job)아라! ③ 북 디자이너 정지현

디자이너를 잡(job)아라! ③ 북 디자이너 정지현

image디자인 피플 디자이너를 잡(job)아라! ③ 북 디자이너 정지현 디자인프레스 ・ 1시간 전 URL 복사 이웃추가 본문 기타 기능 번역보기 한 권의 종합예술 ‘책’을 만들다
디자이너를 잡(job)아라!
생계를 유지하기 위하여 자신의 적성과 능력에 따라 일정한 기간 동안 계속하여 종사하는 일. 직업(職業)의 사전적 의미다. 인류의 탄생 이래 먹고사는 일은 늘 고달팠다. 이제는 인공지능까지 사람이 하는 일을 위협하고 있으니 ‘정말 어떤 일을 하며 먹고살아야 하는지’ 다시 한 번 고민하게 된다. 적성을 찾고, 능력을 길러도 결국 종착역은 ‘치킨집 사장’이라는 우스갯소리를 더 이상 웃어넘길 수만은 없을 때, 3년·6년·9년 단위로 오는 현자 타임 속을 헤매고 있거나 지금 이대로 괜찮을지 고민하는 모든 이들을 위해 이번 시리즈를 마련했다. 흔치 않은 분야에서 ‘디자이너’라는 이름으로 자신의 업(業)을 세상에 남기고 있는 이들을 만났다.
김영사 북 디자이너 정지현 서점에 놓인 책은 수많은 사람들의 손을 거쳐 탄생한다.

그 한 권이 탄생하기까지 저자의 역할도 크지만 사람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는 책 표지의 역할 또 한 아주 중요하다.

무의식 중에 내가 그 책을 집어들게 만드는 것은 내용이 아니라 그 얼굴이니까. 인터뷰를 하면서 책을 디자인 하는 일은 하나의 종합예술임을 깨달았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잡문집’, ‘더스크랩’, ‘샐러드를 좋아하는 사자’, ‘채소의기분, 바다표범의키스’, ‘시드니’, ‘후와후와’ 등의 책을 비롯한 무수히 많은 소설, 에세이 등 다양한 분야의 책을 디자인하는 김영사의 북 디자이너 정지현을 만났다. 13년 동안의 경험으로 탄탄한 내공을 쌓은 그녀에게 물었다. 그래서 어떻게 먹고 살아요?
북 디자이너 정지현의 사무실 책상 어떻게 북 디자이너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나? 시각 디자인을 전공하고 들어간 첫 직장은 광고대행사였다 . 광고는 큰 디자인 컨셉 아래에서 나머지 것들을 재구성하는 일들이 많아 하던 일에 대한 재미를 못 느꼈다 .

‘ 내가 스스로 디렉팅을 할 수 있으려면 10 년은 걸릴 거 같은데 .

..’ 하는 막연한 생각만 들었다 . 조금 더 주도적으로 디자인할 수 있는 일이 없을까 ? 답답한 마음에 구직 사이트에 이력서를 올렸는데 , 그때 가장 먼저 전화가 온 곳이 북 디자인 회사였다 . 내가 올린 포트폴리오의 작업 이력이나 희망하는 카테고리는 ‘ 잡지 ‘ 였는데 , 수화기 너머에서 들려온 이야기 , ” 여기는 잡지를 만드는 곳은 아닌데요 , 책을 만드는 곳이에요 ” 라는 그 말이 너무나 매력적으로 들렸다 . ‘ 책을 디자인하다니 !’ 원래도 책을 무척 좋아했으면서 책을 디자인할 수 있단 생각은 왜 하지 못했을까 ? 망설임 없이 바로 면접을 봤고 그 회사를 다니게 되었다 . 그렇게 본격 편집디자이너로 일을 시작해 13 년여 동안 북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다 .
책 표지 색을 정하는 작업 스케치 현재 직장인 ‘김영사’는 어떻게 입사하게 되었나? ( 위에서 언급한 ) 디자인 회사를 다니다가 지금 회사에 오기까지 짧게 , 길게 몇 군데의 디자인 회사를 더 다녔다 .

본격적으로 책이라는 장르를 디자인하면서 동시에 서울프린지페스티벌 , 예술경영지원센터 , 전주국제영화제 등 다른 분야의 페스티벌작업도 했다 . 회사 분위기도 자유롭고 디자인 분야를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작업을 많이 했었다 . 마음이 앞서 어설픈 시도도 많이 했지만 바로 잡아 주거나 따를 수 있는 선배들도 많았다 . 5 년 차에 접어들 때 였는데 미래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

한 가지 분야를 정해서 좀 더 깊이 있는 디자인을 시도해야 할지 지금처럼 다양한 장르의 디자인을 추구하면서 외연을 넓혀가야 할 지 수많은 고민을 하던 시기였다 . 그러다 이 분야 편집디자인에서도 한가지 ‘ 전공 ‘ 같은 것이 있음 좋지 않을까 ? 라는 생각과 스스로도 책을 좋아하는 독자였기에 책이라는 분야를 좀 더 전문적으로 다뤄보고 싶었다 . 그랬기에 출판사로 이직은 자연스러웠다 .

주니어 디자이너 시절 높은 업무 강도와 미래에 대한 고민으로 몸과 마음이 지치기 쉬운데 , 나 또한 그랬기 때문에 출판사로 이직을 하더라도 ( 기왕이면 ) 퇴근 시간이 있는 곳으로 가고 싶었다 ( 웃음 ). 당시 , 김영사에서 북 디자이너를 공고를 낸 것을 보고 지원을 했고 , 지금까지 다니고 있다 .
작업 스케치를 할 때 사용하는 펜 출판사의 경우, 공고가 잘 나오지 않는다. 경력직을 선호하고, 그 분야에서 일을 했던 사람들끼리 이직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들었다.

특히, 북 디자인의 경우 가장 입사하기 어려운 분야이기도 한데… 경쟁률은 어땠나? 지금 돌이켜봐도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 워낙 오래 전이라 잘 기억나지 않지만 그 당시에도 경쟁률은 높았다고 들었다 .

마침 회사에서 구하던 경력직의 연차라던가 나이 정도가 내 경우와 적당해서 – 혹은 이력서에 올린 사진이 실물과 많이 달라 (?) 채용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

( 웃음 )
이곳에서 10 년 정도 일했고 몇 번의 채용을 지켜보다보니 채용 경쟁률은 점점 올라가고 있는 것 같다 . 아무래도 출판산업 규모가 작고 영세한 출판계는 신입보다 경력직을 선호하는 현상이 크기 때문에 , 디자인 파트 ( 혹은 편집 파트 ) 의 경쟁률은 어디서나 꽤 높다고 들었다 . 김영사는 크게 성인 파트와 주니어 파트로 나눠져있는데 , 나는 성인 파트 디자인실 소속이다 . 웹 디자이너를 포함해 모두 9 명의 성인 파트 디자이너들이 근무하고 있다 .
북 디자이너 정지현의 책상 북 디자인 과정은 어떻게 되나? 맨 처음 책을 작업 할 책을 배정받으면 편집자와 간단히 편집회의를 한다 . 장르 , 분량 , 저자 소개 등 간단한 정보를 주고받으며 어떤 느낌의 책인지를 설명하고 이해를 공유하는 자리다 .

그 후 원고를 받아서 읽는다 . 번역서일 때는 아직 정교하게 다듬어지기 전의 초벌원고일 때도 있다 . 개인적으로는 이 순간이 무척 좋다 . 1 번 독자라는 기분 . 이면지에 프린트 된 원고에 줄을 그어가며 , 체크 표시를 하며 읽는다 . 읽는다기 보단 ‘ 분석한다 ‘ 에 가깝다 .

그 과정에서 어떻게 작업을 해야 할지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대략적인 디자인을 구상한다 .

이후 내가 해석하고 이해한 것이 맞는지 다시 확인하고 디자인 방향을 잡기 위한 디자인 회의를 진행한다 . 주로 담당 편집자와 회의를 하는 경우가 많고 , 그 회의를 통해 키워드를 찾는다 . 책에 대해 ‘ 강렬하다 , 추상적이다 , 담백하다 ‘ 등 회의에 참여한 편집자의 표현 속에서 단어나 뉘앙스를 캐치하며 내가 생각한 것과 맞는지 조율한다 .

만약 , 내가 다르게 이해한 부분이 있다면 그것을 다시 확인하는 단계를 사소하게 거친다 . 그 후 시안 작업을 진행한다 . 첨부받은 자료도 살펴보고 , 서점에 들러 요즘 트렌드를 살피며 나름대로 시장 조사를 한다 . 필요한 경우 사진이나 그림을 작가에게 의뢰하기도 하고 이에 따른 디렉팅을 하기도 한다 .

모든 재료가 정리되면 컴퓨터 앞에 앉아 시안 작업을 시작한다 . 표지와 본문 디자인을 동시에 진행하고 표지디자인이 확정되고 마감에 들어가면 종이의 종류나 후가공의 종류 등 제작 실무에 관련한 제작의뢰서를 작성한다 . 인쇄 날짜가 결정되면 색 교정본을 가지고 인쇄소에 인쇄감리를 나간다 . 원하는 색상을 맞추는 과정인데 빠르면 30 분에서 길면 몇 시간이고 걸리는 게 이 작업이다 . 그렇다보니 인쇄소 기장님과의 호흡이 굉장히 중요해서 따로 선호하는 인쇄소의 기장님이 계시기도 하다 . 책이 출간되면 보도자료 작업을 시작으로 각종 홍보용 굿즈 작업이나 신문 , 잡지 광고 작업을 진행한다 . 하나의 책에서 파생된 모든 것을 디자인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

개정판으로 나온 일본소설 ‘고백’ 표지 세세한 커뮤니케이션이 굉장히 중요해 보인다. 디자인 일을 하면 할수록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을 실감한다 . 같은 단어를 이야기하더라도 의도하거나 시각적으로 가지고 있는 이미지의 느낌이 극적으로 다르다 . 회의에서 누군가가 ‘ 디자인이 깔끔했으면 좋겠어요 ~’ 라는 말을 했을 때 , 그 ‘ 심플함 ‘ 에 대해 개인이 가진 느낌이나 해석은 모두 다르다 . 어떤 이에게는 아무것도 없는 하얀색 배경에 작은 아이콘 하나가 그려진 것이 심플함이고 , 또 다른 이에게는 강렬한 글씨가 들어간 것이 심플함일 수도 있다 . 그래서 회의 때 ‘ 이런 느낌인가요 ? 저런 느낌인가요 ?’ 하면서 의견을 디테일하게 많이 주고받는다 . 시각자료를 활용하는 경우도 많은데 , 어떤 느낌의 이미지를 추구하는지 서로 캐치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

책 표지 무라카미 하루키의 ‘잡문집’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당시로서는 파격적이었던 주황색 풀 커버 표지였다. 굉장히 인상 깊은 표지였는데, 어떻게 탄생하게 된 것인가? 하루키 작업을 하게 된 것은 굉장히 운이 좋았다 . 책 배정에 한해서는 내가 결정할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 웃음 ) 또 개인적으로 무라카미 하루키의 오랜 팬이다 .

‘ 잡문집 ‘ 을 디자인하게 되었을 때 많은 사람들이 ‘ 좋았겠다 ‘ 라고 하지만 스스로는 꽤 걱정이 됐었다 . 팬으로서 작업을 대하다 보니 힘이 더 들어가고 , 부담스럽고 , 겁이 났다 . ‘ 표지가 공개되면 다른 하루키 팬들의 평가를 받을 텐데 어떻게 하지 ?’ 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
그러다 원고를 읽기 시작했다 . 소설이나 에세이도 아니고 , 당선 소감문 , 연설문 등 다소 어렵게 느껴지는 글을 모아놓은 책이었다 .

다양한 상황에서 쓰인 다양한 글이 모여있었기 때문에 그 책의 정체성을 어떻게 하나로 드러낼 수 있을지 고민을 많이 했었다 . ‘ 어떻게 디자인 하지 ?’ 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굉장히 많이 하면서 바라 본 원서는 , 손바닥만 한 문고판으로 안자이 미즈마루와 와다 마코토의 일러스트가 들어간 , 굉장히 ‘ 귀여운 ‘ 표지였다 . 내용은 점잖은데 (?) 그림이 너무 귀여워서 딜레마였다 . 원서에 들어간 이 귀여운 그림의 컨셉이 한국 독자에게도 통할지도 의문이었다 .

무라카미 하루키 ‘잡문집’ 표지 계약조건 중 이 그림이 꼭 표지에 들어가야 한다는 것이 있었기 때문에 ‘ 어떡하면 이 귀여운 그림을 청년부터 장년까지 아우를 수 있는 보편적인 느낌으로 대중들에게 보여줄 수 있을까 ‘ 를 고민했다 .

이 고민을 하며 멍하게 모니터 앞에 앉아 있는데 , 갑자기 전구가 켜지듯 팟 (!) 하고 무언가가 떠올랐다 . ‘ 쨍한 주황색 바탕 . 이 귀여운 캐릭터들이 창문같은 장치를 통해 한번 더 단계를 거쳐 보여지도록 ‘ 작업문서를 열고 바로 디자인을 시작했다 . 떠오른 대로 작업을 하면서도 보여 줄 밑천이 하나면 불안하니 다른 버젼으로도 하나를 더 만들었다 . 다음날 두근반 세근반으로 담당 편집자에게 보여주니 긍정이나 부정의 대사 대신 ‘ 음 ..

.’ 마케팅 팀에게도 의견을 묻고 최종적으로 주황색이 아닌 연두색 표지로 선택되었는데 , 다음날 아침 다시 시안을 열어보니 아무리 생각해도 맨 처음의 주황색이 마음에 걸렸다 . 그래서 주황색으로 가면 어떨까요 ? 다시 의견을 전달했고 , 그 시안이 최종적으로 결정되었다 . 편집자에게 나중에 들은 ‘ 음… ‘ 은 , ‘ 이런 느낌의 하루키 책 표지를 본 적이 없었기에 사람들에게 어떻게 전달될지 당장 판단이 서지 않았던 것 같다 ‘ 고 하더라 . 사실 내가 고민했던 지점도 그런 것이었기에 너무나 공감되는 반응이었다 . 욕 먹으면 어쩌지 ? 하는 마음 .( 웃음 ) 다행히 독자들의 반응도 좋았고 , ‘ 어떤 종이에 찍은 어떤 별색인가요 ?’하는 주황컬러에 대한 문의도 많이 받았다 .

다행히 첫 작업이 아주 망하진 않아서 , 여전히 운이 좋게 하루키의 소설이나 에세이 작업들을 계속하게 되었다 .
북 디자이너 정지현이 작업한 무라카미 하루키 책 표지 정말 궁금하다. 왜 ‘주황색’이었나?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다 ( 웃음 ). 어쩌면 캐릭터에 있는 주황색에서 힌트를 얻었을 수도 있다 .

또 그동안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 표지를 독자로서 봐오면서 산뜻한 색상이 들어간 커버나 보지 못했기 때문에 은연중에 그런 디자인을 해보고 싶다고 생각한 것이 표출된 것일 수도 있다 . 이렇게 말을 맞춰야 좀 논리적으로 들릴텐데 , 사실 이 책은 굉장히 직관적으로 디자인했었다 .
북 디자이너 정지현이 작업한 무라카미 하루키 책과 굿즈 국내 출판물과 라이선스 출판물의 경우 표지 디자인 결정 과정은 어떻게 다른가? 해외의 경우 , 절차를 간단하게 하는 경우도 있지만 저자 , 에이전시 , 출판사의 성격에 따라 다른 경우가 많다 . 국내에서도 디자인에 관심이 많은 저자들은 표지 디자인을 시안 작업할 때부터 보고 싶어 하는 경우가 많다 .

경우에 따라 본인이 직접 고르고 싶어 하기 때문에 확인받는 과정을 거치기도 하고 . 요즘은 책 표지가 판매에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하는 작가들이 많기 때문에 자신의 책 표지가 어떻게 나올지 대체적으로 관심이 많다 . 해외에서 판권을 사 오는 경우에는 기본적으로 어떤 표지로 국내 출판이 되는지 확인 절차를 받는다 . 아무래도 일본이 가장 까다로운데 , 표지부터 본문까지 , 이런 이미지나 이런 색상이 ‘ 왜 ‘ 들어가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하거나 설득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

디자인 자율권이 많이 없는 경우도 있고 .
북 디자인에도 트렌드가 있다. 북 디자이너로서 몸담은 십여 년을 돌아보자면 , 캘리그래피가 한창 유행하던 시절이 있었다 . 서점에 가면 경제 , 인문 , 소설 같은 장르 구분 없이 대부분의 책 표지에 캘리그래피가 디자인 요소로 들어가 있었다 .

나도 캘리작업을 하는 작가님께 글씨 의뢰를 하여 디자인도 하고 , 직접 캘리그래피를 배우기도 했다 . 3-4 년 정도 캘리그래피가 유행하고 나서 , 일러스트로 범주가 넘어갔다 .

얼굴이 커다랗게 그려진 표지나 책의 내용 중 한 장면을 서정적으로 그린 일러스트 표지가 유행이었다 . 한동안 이런 스타일이 유행했고 , 최근은 오히려 힘을 뺀 담백한 디자인이 많이 나오는 것 같다 . 단순히 북 디자인 분야뿐만 아니라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따른 전반적인 비주얼 흐름 같다 . 요즘은 어떤 공간에 가더라도 과하지 않고 , 자연스러운 느낌을 컨셉으로 보여주는 곳이 많은데 , 책도 마찬가지인 듯하다 .
책 표지 제목 작업 북 디자이너로서 일하면서 깨달은 가장 의외였던 점은 무엇인가? ‘ 왜 ?’ 라는 질문을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는 점 .

이 원고를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 , 그렇게 해석한 것을 어떻게 보여줄지 결정할 때 스스로에게 ‘ 왜 그렇게 하려고 해 ?’ 라는 질문을 한다 .

어떤 색 , 어떤 서체 , 어떤 종이 , 어떤 후가공 , 어떤 크기를 할 지 아주 세세한 부분에 대한 결정을 스스로 해야 한다 . 막연하게 ‘ 이렇게 해봤어요 ‘ 가 아니라 이것을 ‘ 왜 ‘ 선택했는지 스스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하고 , 타인에게도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 스스로 질문을 만들고 거기에 대한 답을 스스로 만들어야 하는 직업인 것 같다 . 그리고 이건 디자인에만 국한 된 이야기는 아닌 것 같다 . 결정권이 있기 때문에 부담감도 크다 . 신입 디자이너들은 이런 부담감을 더 크게 느낄 것이다 .

디자이너 스스로 그런 질문 속에서 그 결정에 대한 확신이 있어야 의사결정 과정에서 휘둘리지 않으면서 본인의 의견을 피력할 수 있다 . 끊임없이 고민하며 ‘ 왜 ?’ 라는 질문을 던져야 한다 .
북 디자이너로서 일한 지 13년 차다. 업무와 연관하여 지금까지 변함없이 해오고 있는 일이 있다면? 책을 만드는 사람과 북 디자이너라는 직업의식 , 두 가지 마음을 항상 지니고 있다 . 디자이너로서는 스스로 호기심을 잃지 않으려고 한다 .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시간이 길어서 그 안에서 모든 것이 일어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렇지 않다 .

전시를 보러 가거나 , 서점을 가거나 새로 오픈한 공간을 간다 . 다른 방향의 것들을 보면서 호기심을 잃지 않으려고 한다 . 처음에는 의식적으로 한 것도 있지만 지금은 자연스럽게 한다 . ‘ 스스로에게 호기심이 없는데 어떻게 다른 이들로부터 호기심을 자아낼 수 있을까 ?’ 같은 생각을 종종 한다 .

책을 만드는 사람의 정체성으로서는 독자들에게 오해 없이 책을 전달하고 싶다 . 그냥 예쁜 껍데기가 아니라 오해 없이 책을 보여주고 싶다 . 그래서 원고가 중요한 것 같다 . 디자인이 안 풀릴 때 원고를 한 번 더 보는 것이 답을 줄 때가 많다 .

그래서, 어떻게 먹고 살고 있나? 시각 / 편집디자인을 전공해서 취업할 수 있는 분야는 크게 광고 분야와 출판계로 나눌 수 있는데 , 높은 연봉을 받고 싶다면 대기업이나 광고 홍보 쪽으로 가는 것이 맞다 .( 웃음 ) 하지만 연봉만으로 비교하기 어려운 가치들이 분명 있다 . 대기업이나 광고대행사에서 일을 하면 ‘ 이게 온전히 , 모두 내 작업이야 ‘ 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가 별로 없다 . 혼자서 하는 작업이 아니라 협업으로써의 결과물이 나오기 때문이다 .

다만 온전히 나만의 디자인을 해 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분야를 좋아할 것 같다 . 신입 시절에는 연봉이 꽤 적지만 5 년차 정도부터는 그동안 자신이 쌓은 포트폴리오에 따라 연봉이 결정되는 것 같다 . 물론 회사 규모의 영향도 받겠지만 이건 디자이너에 국한된 것은 아닌 것 같고 .

지인들의 표현에 의하면 기술자 (?) 전문직이기 때문에 프리랜서로 일 할 수 있는 직업이기도 하다 . 물론 매 – 년 , 단군 이래 최악으로 출판계가 어려워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 이 업 ( 業 ) 만 생각한다면 분명 매력적인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 아마 앞으로도 이 일을 좋아하면서 , 그래서 괴로워하면서 이어갈 것 같다 . 다만 디자인의 영역은 무한하기 때문에 , 다른 장르에선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지 계속 염두에 두고있다 . 5 년 차에 구체적인 ‘ 전공 ‘ 을 만들고 싶었다면 , 지금은 책의 크기와 물성을 벗어난 다른 곳에서도 내가 할 수 있는 디자인이 무엇일지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다 . 콘텐츠와 디자인이 연결되는 방식에 관심이 많다 . 이런 고민들이 나를 계속 먹고 살게 하리라는 확신은 없지만 , 한가지 분명한 것은 현재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다는 것 , 이것들을 더 잘 하고 싶다는 것 , 후배들이 무섭게 치고 올라오고 있다는 것 !( 웃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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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에서 미래를 고민하는 개인과 기업, 국가를 위해 대한민국 대표 www.gimmyoung.com 글ㅣ 디자인프레스 양한나 기자( designpress2016@design.co.kr )
자료 I 정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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